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잘꾸 Sep 24. 2019

떠나고 싶은 이유

여행을 가렵니다. 



                      라디오 사연글 예시








여행을 가렵니다.    


배낭 하나 메고 한 손엔 카메라와 다른 손엔 펜과 종이를 들고 가렵니다.

길을 걷다 만나는 사람, 길 위에서 옷깃이 스치는 인연들과 자유롭게 인사를 하렵니다.

새파란 하늘 아래 언제나처럼 우뚝 서서 걸어가기 위해 떠나렵니다.     

소중한 만남의 사람들과 먼 곳에서 편지나 엽서로 안부를 묻고 끝없고 황량한 바람이 부는 붉은 태양이 저며 들고 다시 저며지는 사막을 건널 것이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 외로워 질 수도 있겠죠.지금까지 몰랐던 나란 나의 모습 중 한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을 테고 인생의 지인을 만날 수도 있겠죠. 기억에 남기고 싶은 모습과 사람들을 작은 종이와 카메라에 담아와서 여행이 끝난 후 조용히 되뇌어 보고 싶습니다.      


돌아와서는 행복해지고 싶어요.

행복해지는 것에 조금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나의 길을 찾고 싶습니다.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싶습니다.

사실 사는 게 조금씩 지겨워 질 때가 있습니다.

조금씩 잊혔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지금 내 귓가에 들리는 비행기의 떨림도 앞으로 도착할 인도에서 함께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사랑, 자유, 평화, 인생, 자기 자신마저도 잠시 배낭에 넣어놓고 길 위를 걸어가는 순례자이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고 싶습니다.     


사실 두려움도 많습니다.

혼자서 감당할 외로움과 길을 걷다 방황하진 않을까, 떠나옴을 깊게 후회하진 않으냐고.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남지 않는 허탈감을 느낀다 해도 그래도 떠나고 말 겁니다.

돈이 많진 않지만 문밖의 길은 모두 나의 것이니 상관없습니다.

그저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한 걸음씩 커지고 싶습니다.     

즐겁게 갈래요. 떠날래요.

살아가면서 언젠가 또 갈 수도 있겠지요. 

그때는 당신과 같이 가면 좋겠어요.      


여행이 너무 생각납니다. 

경험이 많은 것도 견문이 넓은 것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좋아하려고요. 

책 한 권을 읽고 그냥 훌쩍 가버리고 싶습니다. 

책 속의 작은 글귀를 따라가고 싶습니다.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