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말 손 같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그리하여 초승달 위로 별 하나 반짝였다
끝내 우린 끝까지 우리였다
나는 아직도 가끔 벽에서 네 목소리를 듣는다
뭉뚱그려 누운 밤은 늘 한 발짝 앞서서
오른쪽으로 기운 시침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시치미 뗀 방은 늘 새벽이라
코로 마신 가을 혀에서 여름 되고
입술에서 봄처럼 연소한다 가슴에 겨울 남기고
가장 먼저 얼굴을 잊었다
그리고 손을 잊었고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들었다
사랑은 늘 과분함과 짝꿍이라
나는 그 사이에 끼인 주인공
되고팠던 단역 아르바이트생
부러 길게 쓴 문장의 주인은 들을 체도 않고
짧은 문장 속 탄회(坦懷)만 평평하게 가슴에
꽉 깨문 입술에도 이빨 자국은 긴데 단말마로
당신의 목소리는 정말 손 같았다
영영 내 이름을 쓰다듬어 주었으면 했다
초승달 아래 가로등만 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