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갈이

by 하현태



나는 있죠

이 풍경이 여전히 좋아요


그 사람은 다정하게 품으로 들어와

봄바람 같은 목소리로 살랑였다


나는 니트로 덮인 손목으로 볼 문질러주었고

그 사람은 보슬보슬하게 눈물 닦아내었다


그래서 그런가

이 시간이 참 낯설어요


새싹은 젖은 흙에서야 겨우 피어난다

나는 그 사실을 이번 겨울에 배웠다


그래도

그래서


자모 맞부닥친다

그래도 부서지고 그래서


그래서 그런지

그래도 그렇지


자모 또 맞부닥친다

그래서 무너지고 그래도


그래도 그렇지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는 없잖아


그런가

그렇지


그래

그럼 그런 거지


그럼

그러니 그런 거지


새싹은 젖은 흙에서 썩을 수 있다

나는 그 사실을 이번 봄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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