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로 꼬맨 집에 살 거야
아슬히 쏟아지는 구름 두 눈에 담고
박하 향 들이치는 광야에서 우리일 거야
깊은 한숨
어느 것 하나 엮이지 않은 순수함을 자의적으로 내뱉으며 차례로 엮인 손가락 느슨히 부여잡고 서로의 유일한 증인으로 살자
노랑 보라 하늘 본 적 있니
앞 유리창을 근거로 서로 다른 시간대를 동시에 살아본 적 있니
너랑 보란 듯 살고 싶은 날 본 적 말이야
재회는 생각보다 덜 떨떠름했고
잘 지내라는 말보다 더한 작별 인사는 없으니 하지 않으려 해
그래서 선택한 게 고작 꿈이었어
잔뜩 외로우며 각자 무너질 때
혼자는 꽤 두렵잖아 그치
현관 어디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버린 로망스를 찾아주지 않겠니
표현이 늙었다고 그 진심마저 낡았을까
넓은 오지랖을 선의로 치환해주지 않으련
막상 내디딘 걸음들은 무척 버겁더라
그래서 몇 번 더 해보려고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
우리 별로 지은 주택에 살자
마당도 갖고 계단도 갖자
서로가 지겨울 땐 각자로 살다가
금세 허전해서 우리가 되자
달처럼 살자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으면서 똑같게 살자
무엇 하나 여미지 못하는 손으로
서로를 느슨하게 잡고 천천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