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만난 관계는 좀처럼 발전되지 않는다
우리는(그들은) 흔적 없이 붉기만 한 손톱자국으로 고역처럼 기억하고 거의 검열된 듯 기약하고
다음
ㄷㅏㅇㅡㅁ
해체된 발음처럼 우리는(그들은) 분석될 뿐
남을 남처럼 남기는 건 낭만 큰 낭비였다
만약에 기대기에는 마냥 아름답기만 하지 않아서
어려운 발음과 비슷한 형태소와 어색한 호응 관계로 이루어진 문장들 소리 내서 읽을 때
비로소 나는(그는) 우리가(그들이) 되었거나 되고 싶어지거나 한다
마치 거기서 뭔가를 털어내기 위해 발버둥 치듯 옷섶을 자꾸 문지르고
방금 겪은 일이 어떤 영향으로 남게 될지 앞질러 걱정한다
말로는 확신을 약속하지만
어조에는 별다른 열의가 없다
조금씩 확실히 갈라지는 어미에서
마침내 확실해진 갈라짐을 느낀다
주먹에서 녹은 초콜릿이 손가락 틈에서 다시 굳을 때
비로소 그는(나는) 그들이(우리가) 되고 싶어지거나 되려고 한다
잘못 삼킨 침처럼
구성되지 못한 소리가 목젖에 걸린 사람은 뒤집히고
잘못 뱉은 소리처럼
구성만 된 단어가 귀에 걸린 사람을 뒤집는다
대화는 가슴과 귀의 적절한 호응으로 이루어지는 상호파괴적 소통 과정이라 믿는 나는(그는) 인간관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채우려는 욕구와 조금은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려는 요구 사이에 남겨져 그들이(우리가)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