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드러내는 용기, 타인을 이해하는 법

행복은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일

by 이작가야


페이스북 친구님이 내 게시글에 ‘병원에 가보라’는 댓글을 달았던 적이 있다.

그는 “진심으로 하는 말이니 기분 나빠하지 말라”라고 덧붙였지만,

나는 깜짝 놀랐고 생각했다.

애초에 누군가가 기분 나빠할 걸 알면서 굳이 해야 하는 말일까.


‘나 관종인데, 그게 어때서?’

라고 생각해 오던 나였지만,

타인의 평가 한마디에 묘하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나는 단지 내 생각을 표현하고,

나를 드러내며 살아왔을 뿐이었다.

음식 사진, 셀카, 그날의 감정을 올리는 것.


그건 나에게 일상의 기록이자, 자기표현의 한 방식이다.


누구나 그런 것들을 SNS에 올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서 솔직한 자기표현은

때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행동이 되기도 한다.


타인의 기준에 맞지 않는 솔직함은

금세 ‘문제’로 낙인찍히기 쉬우니까.


그날, 정신과 치료를 권유받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내가 이상한 걸까?’





우리 모두는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며 산다


잠시 후, 글을 본 지인들과 다른 페친들이 댓글을 달았다.

“우리는 모두 관종입니다.

내 SNS에 내 마음을 못 올리면,

그냥 혼자 비밀 일기를 쓰지,

왜 SNS를 하나요?”.


그 댓글들을 읽으며 묘한 위로가 밀려왔다.

나 혼자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누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살아가고 있었구나.


그들의 지지와 공감 덕분에

잠시 흔들렸던 마음이 잦아들었다.

고마움을 전하고, 글을 삭제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궁금했다.

‘대체, 무엇이 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었을까?’




땅속에 묻힌 파이프


결국, 그 친구님의 피드를 찾아봤다.

올라온 건 단 두 장의 사진이었다.

건설용 파이프 몇 개,

그리고 땅속에 묻혀 살짝만 드러난 파이프의 단면.


페이스북을 오래 해온 분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글에 댓글을 달며

자신의 존재는 철저히 감춰온 듯했다.


그 사진들을 오래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 ‘문제’는 솔직한 표현의 양이나 내용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그를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세상에 자신의 감정 한 조각조차 내보이지 않고
타인의 삶만 들여다보며 사는

땅속의 파이프처럼, 세상을 향해

끝내 입을 열지 못한 채 묻혀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세상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다.

삶의 정답은 어디에도 없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게 인생의 본질이다.


타인의 삶을 좁은 잣대로 재단하고

‘이래야 한다’고 말하는 건

가장 위험한 오만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응원하는 시선.

그게 결국 나 자신을 더 자유롭게 한다.


그리고 그 포용의 시선은

언젠가 내게 돌아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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