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안의

누구를 밝혀 준다는 것

by 려원
인천연안부두(여행 중에). 오후의 한낮


사공이 자리를 비우고 허공의 밧줄이 부둣가 위에 해를 걸어 놓았다.

부둣가의 배들은 밧줄에 걸린 해에게 고단을 풀어놓으며,

덕분에 오후의 한낮을 즐길 수 있었다.

부둣가에 한 마리의 갈매기가 날아오고,

하루가 녹아내리는 부둣가의 한낮은

여유로운 시간으로 그렇게 한참을 흘러가고 있었다.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해는 어느 곳이든 걸어 놓을 수도 있다.

해는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어느 방향에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

내 안의 내가 누구를 밝혀 준다는 것.

지는 해는 어둠으로 가지만, 마음의 해는 어둠의 길로 접어들지 않는다.

해는 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걸어 두고 사는 것이다. 202305120643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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