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받는 미운 27살

by 정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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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텅 비었다. 돈 나갈 곳은 많은데 돈 들어 올 곳(취업)은 하나도 없다. 연말이라 이래저래 부르는 곳도 많은데, 무슨 변명으로 그 자리를 피할까. “돈 없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는 말을 하자니 ‘가오’가 상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가오’ 빠질 이야기를 더 해야겠다. 27살임에도 아직 용돈을 받아쓴다. 물론 인턴 하는 동안은 예외였지만….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리고,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대접한다고 하던데, 난 아직 이렇다. 부끄럽다. 빨리 취업해서 갚아드려야 하는데, 난 아직 이렇다. 취준생이다. 막막하다. 요즘 밤낮이 바뀌어 부모님께서 출근하실 때 잠들곤 한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날 때면 너무나도 죄송스럽다. 추운 날씨에 일하러 가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 두 분 다 감기 때문에 고생하시고 계신데, 나는 따뜻한 침대 안에서 대체 뭘 하고 있나. 돈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차마 못하겠다. 더는 해선 안 될 것 같다. 오랜만에 알바 관련 어플을 설치했다. 부모님께 식사는 대접하지 못할망정 돈은 받아쓰지는 말자. 이제 더는 학생이 아니다. 크리스마스 때 할 것도 없는데 잘됐다. 단기 알바 검색 시작. 도와줘! 알바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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