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해요

by 정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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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별난 취미가 있다. 혼자서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는 것이다. 사실 이 취미가 생긴 이유는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어서였다. 정말 보고 싶은 영화, 꼭 극장에서 봐야만 한다고 생각한 영화가 걸렸었다.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턱 끝까지 올라오는 바람막이를 입은 채 극장을 찾았다. 위기는 매표소 앞에서 일어났다. ‘한 장만 산다고 하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부끄러움이 찾아왔다. 영화 시작 10분 전까지 서성이며 고민했다. 모자를 더 푹 눌러쓴 다음 매표소 앞으로 쭈뼛쭈뼛 걸어갔다. 반갑게 맞이하는 직원에게 영화 표 한 장만 달라고 했다. 아무렇지 않게 표를 주는 직원은 친절하게 지금 입장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그날 이후 혼자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나름의 쏠쏠한 재미를 준다는 것을 알았다. 오로지 영화에만 푹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직원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온라인 예매를 한 뒤 무인 발권기나 어플을 사용한다. 주변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순간이기에 더는 타인과의 동행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오늘도 혼자 연극을 보러 다녀왔다. 취준생이라고 취미활동에 절대 소홀하지 않는다. 살다 보면 혼자 무언가 한다는 걸 두려워할 때가 많다. 겁내지 말자. 혼자 해야만 느낄 수 있는 ‘혼자만의 재미’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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