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주말

by 정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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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이 되고 나서 처음 맞이하는 주말이다. 사실 이제 주말이 큰 의미가 없다. 매일이 주말이 되었으니까. 그래도 주말이면 마음이 편안하다. 남들 일할 때 쉬면 조급함이 느껴지는데, 남들 다 쉴 때 나도 쉬니까 당연하게 느껴진다. 뜨뜻하게 데워진 전기장판 위에서 늘어지게 잤다. 문 밖에서 부모님 목소리가 들리면 왠지 죄송했는데, 오늘은 주말이니 이불을 더욱 끌어안았다. 괜찮다. 남들도 나처럼 쉬고 있을 테니까. 아무 걱정 없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상 위에 올려진 휴대전화를 가지러 잠깐 이불 밖을 나섰다. 재빨리 집은 다음 이불속으로 복귀했다. 역시나 내 소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연락은 없었다. SNS 속 친구들의 바뀐 프로필 사진이나 여행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한 계정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마 전 지원한 영화사에서 나에게 보내온 소식이었다. 놀란 마음에 열어보니 ‘아쉽게도’라는 말이 가장 먼저 보였다. 내가 아쉽다는 뜻 일까, 인사 담당자가 아쉽다는 뜻일까. 아쉽게도 편안했던 주말은 그 순간 사라졌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책상에 앉았다. 남들 쉴 때 쉬면 안 되겠다는 반성을 했다. 남들과 같아서 안 된다는 각성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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