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법기 저수지를 찾았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았는데 정리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어묵 파는 곳이 보였다. 그곳에서 국물을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었다. 그때 발밑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올려다봤다. 내가 어묵을 한 입 베어 먹을 때마다 울었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여웠다. 하지만 고양이에겐 어묵 한 입도 주지 않고 나 혼자 3개를 다 먹었다.
계산하고 떠나려는 나를 보자 표정이 뚱하게 변했다. 아주머니께서 키우시는 고양이인 줄 알았으나 법기 저수지 주변에 사는 고양이란다. 원래 같이 다니던 짝이 있었는데, 며칠 전 어묵 가게 앞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고 말았다. 그날 이후 고양이는 도로 주변에서 서성이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고양이를 내려다보니 너무나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집에 와서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짝이 죽은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 같다.
<삼국유사> 중에 ‘흥덕왕과 앵무새’ 이야기가 있다. 암컷을 잃고 슬퍼하는 앵무새를 달래기 위해 새장 안에 거울을 가져다 놓는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임을 알게 되자 슬피 울다 죽게 된다.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은 인간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닌가 보다. 고양이, 앵무새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인 것 같다. 이 말은 즉, 세상 모든 만물이 사랑과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