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주는 곳 없는 방과 후에 대하여
특수학교에 입학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하교 시간이었다. 유치원 때는 오후 3시쯤 하원하던 네가, 초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오후 1시에 하교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 신청할 수 있는 월요일 방과 후 활동이 있는 날이면 2시 40분까지 학교에 머물렀지만, 그게 가장 늦은 시간이었고, 나머지 요일에는 1시 40분이면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문제는 너의 센터 시간이 기존의 ‘3시 이후’에 맞혀져 있어서, 갑자기 생긴 공백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는 것이었다. 스케줄을 조정했지만 어쩔 수 없이 비어버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때 주변 엄마들에게 초등학생부터 이용할 수 있는 장애 아동 대상 방과 후 활동 센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상담을 받으러 갔다.
그곳은 오전에는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후에는 초·중·고 장애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상담 날, 너는 한시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체육실을 뛰어다녔다. 그러다 갑자기 양말을 벗더니 바지까지 벗으려 해, 황급히 달려가 말렸다.
급히 상담을 마무리하려 하자, 센터에서는 “장애 있는 아이들이 다 그렇죠. 괜찮습니다.”라며 웃어주셨다.
그 말이 어쩐지 위안이 되어서, 처음으로 방과 후 센터를 보내보기로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변화가 나타났다.
네가 방과 후 센터로 가는 길만 되면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냈고, 센터 입구에서는 바닥에 드러누워 우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네 몸에 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워낙 시지각이 약하고, 높은 각성 상태에서 뛰어다니다 보니 부딪혀서 멍이 드는 줄 알았다.
센터 선생님들께 “오늘 아이가 어땠나요?” 하고 물으면 “잘 있었어요.”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학교에서도 짜증을 내며 공격적인 행동이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센터에 중간 방문할 일이 있어 직접 찾아갔다.
그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네가 있던 교실에서 보이는 아이들은 전부 선생님의 지시에 잘 따르고, 자리에 앉아 노래를 부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장애가 있는 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또래처럼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너는…
교실 밖 체육실에서 홀로 소리를 지르며 의미 없이 뛰어다니고, 벽을 치고, 손으로 바닥을 쓸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곳,
정말 청소년 발달장애 방과 후 활동 센터가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