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운송산업분야의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ESG 리스크 관리도 마찬가지예요. 문제가 무엇인지, 어디에 숨어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복잡한 공급망 속에 숨어있는 위험들을 체계적으로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가 여러 기업과 함께 일하며 터득한 실전 노하우들을 나눠볼게요.
첫 번째 단계는 우리 공급망의 전체 모습을 그려보는 일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공급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
직접 거래하는 1차 공급업체는 알고 있지만, 그 업체가 다시 어디서 원료를 사오는지, 2차, 3차 공급업체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정작 심각한 문제들은 깊숙한 곳에서 일어납니다.
애플의 경우를 보세요. 아이폰 하나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협력해야 해요. 핵심 부품과 원재료는 5차 공급업체까지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저는 기업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오는지 정확히 아시나요?"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모든 공급업체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자원과 시간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전략적 중요도와 ESG 리스크 수준에 따라 분류하는 게 필요해요.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업체들, 고위험 국가나 지역에 위치한 업체들, 과거에 ESG 이슈가 있었던 업체들. 이런 곳들을 'Critical' 그룹으로 분류해서 집중적으로 관리합니다.
삼성전자가 좋은 예시예요. 공급업체가 위치한 국가의 ESG 리스크 수준을 평가해서 차별화된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방글라데시, 베트남 같은 고위험 지역의 공급업체에는 더 엄격한 실사와 모니터링을 적용합니다.
문서로만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실제로 현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해봐야 진짜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동남아시아의 한 섬유공장을 방문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서류상으로는 모든 게 완벽했어요. 환경 인증서도 있고, 안전 교육 기록도 꼼꼼히 작성되어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달랐습니다. 폐수처리시설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었고, 근로자들은 보호장비도 없이 일하고 있었어요. 서류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클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장 실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근로자들과의 직접 대화예요. 관리자 없이 진행하는 개별 면담에서 진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작업시간, 임금, 안전사고, 불만사항들. 익명성을 보장하고 보복 금지를 약속해야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요즘은 디지털 기술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특히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모니터링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유니레버는 팜오일 공급업체 농장을 위성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합니다. 삼림벌채가 일어나는지 24시간 감시하는 거죠. NASA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서 팜오일, 대두 농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요.
AI를 활용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도 유용합니다. 공급업체 관련 온라인 뉴스, SNS 포스팅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ESG 이슈를 조기에 발견하는 거예요. 감정 분석을 통해 브랜드 평판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고요.
블록체인 기술도 점점 많이 쓰이고 있어요. 월마트는 IBM과 협력해서 식품 추적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식중독이 발생하면 원인을 몇 초 만에 찾아낼 수 있다고 해요.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되니까 가능한 일이죠.
때로는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럴 때 제3자 평가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coVadis는 전 세계 9만 개 기업을 평가하는 플랫폼이에요. 21개 ESG 기준으로 평가해서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등급을 제공합니다. Sedex는 사회적 책임 중심의 평가를 하고, CDP는 기후변화 대응에 특화되어 있어요.
이런 평가기관들의 장점은 전문성과 객관성이에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으로 평가하니까 신뢰도가 높고, 다른 기업들과 비교도 할 수 있어요.
단점도 있죠.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요. 업종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정량적 지표 위주라 현장의 미묘한 상황들을 놓칠 수도 있어요.
ESG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예요.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적절히 조합해야 합니다.
환경 부문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물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재활용률 같은 것들을 숫자로 측정할 수 있어요.
사회 부문에서는 산업재해율, 직원 이직률, 교육 시간, 여성 관리자 비율, 지역 고용률 등이 주요 지표가 됩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컴플라이언스 위반 건수, 내부 감사 실시 횟수, 부패 신고 건수 같은 것들을 봐야겠죠.
하지만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아요. 그럴 때는 5점 척도로 정성 평가를 합니다. 5점은 산업 최고 수준, 1점은 즉시 개선이 필요한 심각한 수준으로 나누는 거죠.
실제로 평가할 때는 연간 계획을 세워서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아요. 1분기에는 Critical 공급업체 심화 평가, 2분기에는 Strategic 공급업체 기본 평가,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평가 결과는 실제 비즈니스에 연결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우수한 업체에는 장기 계약이나 물량 확대 혜택을 주고, 부진한 업체에는 개선 기한을 정해서 모니터링하거나 거래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거죠.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입니다. 한 번 평가하고 끝이 아니라, PDCA 사이클을 돌리면서 계속 발전시켜야 해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렇게 파악한 리스크들을 바탕으로 실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다뤄보겠습니다.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지, 공급업체들과 어떻게 협력할지, 위기 상황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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