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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말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by GLEC글렉

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숫자로 말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피터 드러커의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물류업계에서 탄소배출량 측정 일을 하다 보니,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한 물류업체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줄이라는 거죠?" 그분의 답답함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딜로이트 2025년 조사에 따르면, TCFD 공시를 시도한 기업 중 90퍼센트가 데이터 수집과 지표 설정에서 실패했다고 해요.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측정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죠.


TCFD 완전정복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 도달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론과 체계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실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실무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측정의 세계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단순히 숫자만 모으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주기로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필요해요.


TCFD에서 요구하는 핵심 지표들을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재무적 지표, 물리적 지표, 그리고 운영 효율성 지표입니다.


재무적 지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후 관련 비용 비율입니다. 탄소세, 배출권 구매비, 기후 적응 비용이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요. 2025년에는 3퍼센트 이하, 2030년에는 1퍼센트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죠.


한 중견 물류업체가 이 지표를 처음 계산했을 때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에요. "처음에는 0.5퍼센트 정도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4퍼센트가 넘더라고요. 연료비에 숨어있던 탄소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거죠."

그 이후로 그 회사는 매월 탄소 관련 비용을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숨어있던 비용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관리할 수 있게 되니 절약할 수 있는 부분들도 찾을 수 있었고요.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아무리 좋은 계산 공식이 있어도 정확한 데이터가 없으면 소용없거든요.


한 업체는 IoT 센서를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차량마다 GPS, 연료 소비량, 온도, 중량 센서를 달아서 5분 간격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거죠.


처음에는 비용 부담이 컸지만, 6개월 정도 지나니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운전자들의 운행 패턴이 개선되고, 연료 효율성이 높아지고, 정비 주기도 최적화할 수 있었거든요.


"데이터가 쌓이니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느 노선에서, 어느 시간대에, 어떤 운전자가 연료를 많이 쓰는지 다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 회사 운영팀장님의 말씀이에요.


목표 설정도 신중하게 해야 해요. 너무 높으면 달성하기 어렵고, 너무 낮으면 의미가 없거든요. 과학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에서 제시하는 방법론을 활용하는 것이 좋아요.


1.5도 시나리오 기반으로 계산하면, 물류업계는 연간 8.7퍼센트씩 배출량을 줄여야 해요. 2020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 58퍼센트 감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업체는 이 목표를 Scope별로 나누어서 설정했어요. Scope 1은 전기차 전환으로 70퍼센트 감축, Scope 2는 재생에너지로 100퍼센트 감축, Scope 3는 공급망 관리로 50퍼센트 감축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부서별로 목표를 할당하는 것도 중요해요. 전사 목표만 있으면 책임이 분산되거든요.


운송팀에는 차량별 연비 개선과 에코드라이빙 점수, 시설팀에는 전력 사용량 감축과 재생에너지 비율, 고객팀에는 ESG 서비스 매출과 친환경 배송 비율 같은 식으로 나누어서 관리하는 거죠.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한 회사는 팀별로 목표를 달성하면 500만원의 보너스를, 개인별로는 연비 1위에게 월 50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더라고요. 직원들의 참여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해요.


TCFD 보고서 작성은 4개 섹션으로 나누어집니다.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그리고 지표 및 목표. 각 섹션마다 2페이지에서 5페이지 정도로 작성하면 되어요.


지표 및 목표 섹션에서는 현황과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해요.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실적과 2025년, 2030년 목표를 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축 목표와 달성 계획도 구체적으로 써야 해요. "2030년까지 60퍼센트 감축"이라고만 하면 안 되고, 차량 전기화로 몇 퍼센트, 재생에너지로 몇 퍼센트, 공급망 관리로 몇 퍼센트를 줄일 것인지 세부 계획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제3자 검증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2024년부터는 Scope 1, 2에 대해 제한적 보증을, 2027년부터는 합리적 보증을 받아야 해요. Scope 3는 2030년부터 제한적 보증이 적용됩니다.


Big 4 회계법인이나 전문 인증기관에 의뢰하면 되는데, 비용은 연간 5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 들어요. 회사 규모와 복잡성에 따라 달라지죠.


내부 품질관리 체계도 갖춰야 해요. 1차는 데이터 담당자, 2차는 ESG팀장, 3차는 CFO, 최종은 CEO가 검토하는 4단계 체계가 일반적입니다.


글로벌 우수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UPS는 ORION 시스템으로 55,000대의 차량에서 분당 데이터를 수집해요. AI 최적화로 연간 1억 마일을 단축했고, 배출량 측정 정확도도 플러스마이너스 2퍼센트 이내로 유지하고 있어요.


DHL은 2008년부터 측정을 시작해서 지금은 고객별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2030년 제로 배출 목표의 93퍼센트를 이미 달성했어요.


실무진을 위한 팁을 몇 가지 드릴게요.

엑셀 템플릿을 잘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해요. Scope 1 계산 시트에는 날짜, 차량번호, 연료종류, 사용량, 배출계수, 배출량 열을 만들고, 공식을 넣어두면 자동으로 계산됩니다.


월간 대시보드도 만들어두세요. 핵심 지표 요약, 목표 대비 달성률,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거죠. 시각화 차트도 넣으면 더 좋고요.


자동화 매크로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매월 보고서를 수동으로 만들면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VBA로 간단한 매크로를 만들어두면 클릭 한 번으로 보고서가 생성됩니다.


체크리스트도 만들어두세요.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에 4주, 목표 설정 및 관리에 3주, 공시 준비에 6주 정도 잡으면 됩니다.


각 단계별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두고, 담당자와 완료 기한을 정해두는 거죠. 그래야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요.


5편에 걸친 TCFD 완전정복 시리즈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기초 개념부터 조직 체계, 전략 수립, 위험 관리, 그리고 측정과 목표 설정까지. 이제 여러분은 TCFD 전문가가 되셨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실행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당장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성공의 비밀이에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잖아요. 오늘부터 시작하는 기업이 2030년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 바로 시작해보세요. 1주차에는 현재 배출량 측정, 2주차에는 목표 설정, 3주차에는 조직 체계 구축, 4주차에는 첫 번째 월간 보고서 작성. 이렇게 4주면 기본 틀을 갖출 수 있어요.


여러분의 TCFD 여정을 응원합니다.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요.


탄소배출량 관련 상담 및 문의는 GLEC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https://glec.io/?utm_source=brunchstory&utm_medium=blog&utm_campaign=brunchstory_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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