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이 오래된 경영 격언이 2025년 물류업계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1퍼센트를 차지하는 물류 부문, 운송 부문만으로도 16퍼센트를 담당하는 이 거대한 산업이 변화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Scope 3 배출량이 기업 전체 탄소 발자국의 7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물류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에서 일하며, 수많은 기업들이 이 거대한 도전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한 기업이 6개월 만에 완성한 GLEC API 기반 탄소 대시보드 구축 여정을 함께했다.
왜 지금이어야 했을까.
CSRD,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이 EU 내 대기업과 상장 중소기업에 의무 적용되기 시작했다. CSDDD,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은 공급망 전체의 환경 영향 관리를 요구했다. 2026년 본격 시행 예정인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 CBAM까지. 규제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모든 규제들이 요구하는 것은 하나였다. 정확하고 검증 가능한 탄소배출 데이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첫 달, 현황 진단부터 시작했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TMS와 ERP 시스템을 분석하고, 주요 운송 경로와 물량을 파악했다. 기존 탄소배출 데이터 수집 방식을 검토하며 한숨을 쉬는 사람도 있었다. 각 부서의 요구사항을 수집하면서 깨달았다. 모두가 같은 데이터를 원하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우리 회사의 주요 운송 모드는 무엇인가?" "현재 어떤 수준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가?" "어떤 부서가 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달, 기술 아키텍처 설계가 시작되었다.
화이트보드에 그려진 다이어그램이 점점 복잡해졌다. TMS와 ERP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레이어, GLEC API 게이트웨이, 데이터 처리 엔진, 배출 계산 모듈, 그리고 최종적으로 대시보드와 분석 도구, 보고 모듈까지. 마치 거대한 기계의 설계도를 그리는 것 같았다.
데이터 수집 레이어는 최신 GLEC v3.1 표준을 따라야 했다. 운송 활동 데이터로 거리, 중량, 부피를 수집하고, 운송 수단 정보로 차량 유형과 연료 종류를 파악했다. 물류 허브의 창고 에너지 사용량까지 놓치지 않았다.
계산 엔진은 GLEC API의 표준을 그대로 활용했다. 항공, 해상, 도로, 철도, 그리고 물류센터의 전력 사용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계산되도록 설계했다.
네 번째 달, 파일럿 구현이 시작되었다.
가장 효과적인 파일럿 대상을 선정하는 것부터가 도전이었다. 물량이 많고 정기적인 주요 운송 경로, 데이터 품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간, 개선 잠재력이 큰 운송 모드. 결국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 운송 경로를 선택했다.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처음 실행했을 때의 긴장감을 잊을 수 없다. API 호출이 성공하고, 첫 번째 배출량 계산 결과가 화면에 나타났을 때, 회의실에서 작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컨테이너선 8000 TEU 이상, 거리 2만 킬로미터, 화물 25톤, HFO 연료, 적재율 75퍼센트. 모든 변수가 정확히 계산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변환되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달, 전사 확대가 진행되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시작해 유럽, 미주로 확대했다. 운송 모드는 해상에서 시작해 항공, 도로로 넓혀갔다. 파트너 통합도 주요 LSP부터 시작해 2차 협력사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확대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났다. 데이터 형식이 맞지 않거나, 일부 파트너사의 협조가 늦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시스템은 점점 완성되어 갔다.
투자 대비 수익을 계산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연료 최적화로 8에서 12퍼센트의 비용이 절감되었다. 경로와 적재 최적화가 가능해진 덕분이었다. 규제 대응 비용은 15에서 20퍼센트 감소했다. 선제적 대응으로 벌금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운영 효율화로 5에서 7퍼센트가 절감되었고, 정확한 측정으로 탄소 크레딧 과다 구매를 방지해 10에서 15퍼센트를 아낄 수 있었다.
한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의 사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연간 물류비 1억 달러, 탄소배출 보고는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기업이었다. GLEC API 도입 후 물류비를 9퍼센트 절감하고, 보고 시간을 85퍼센트 단축했다. 14개월 만에 투자비를 회수한 것이다.
정성적 효과는 더욱 의미 있었다.
McKinsey 2024 연구에 따르면,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의 주가는 평균 대비 15퍼센트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한다고 한다. 실제로 시스템 구축 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표준화된 데이터 공유로 협력사와의 신뢰가 구축되었다. 공동 감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가 수월해졌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생겨났다. 규제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강화되었고, 공급망 중단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성공적인 구축을 위한 다섯 가지 핵심 전략이 있었다.
첫째,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수립이었다. 1차 데이터 80퍼센트를 목표로, 실제 연료 소비량, GPS 기반 실제 거리, 실측 적재율을 수집했다. 2차 데이터는 20퍼센트만 허용하되, 산업 평균 배출 계수와 모델링 기반 추정치, GLEC 기본값을 활용했다.
둘째, 점진적 정확도 향상 전략이었다. 3개월 차에는 기본 수준으로 필요 데이터 확보 전략을 수립했다. 6개월 차에는 중급 수준으로 PoC를 통한 데이터 품질을 점검했다. 12개월 차에는 고급 수준으로 AI 기반 운영 효율성을 파악할 계획이다.
셋째, 조직 역량 강화였다. 전 직원에게 ISO 14083 표준을 교육하고, IT팀에게는 GLEC API 기술 교육을, 운영팀에게는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경영진에게는 지속가능성 전략 수립 교육을 실시했다.
넷째, 파트너 생태계 구축이었다. 기술 파트너는 API 통합과 시스템 구축을, 인증 기관은 SFC 인증 획득을, 컨설팅 파트너는 전략 수립과 변화 관리를, 물류 파트너는 데이터 공유와 공동 개선을 담당했다.
다섯째, 지속적 개선 메커니즘이었다. PDCA 사이클을 적용해 분기별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개선 활동을 실행하며, KPI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한 후, 피드백을 반영하고 조정했다.
2025년의 최신 트렌드는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기반 최적화로 실시간 경로 최적화가 가능해지고, 배출량 예측 정확도가 95퍼센트 이상으로 향상되며, 자동화된 감축 기회 발견이 가능해질 것이다. 블록체인 통합으로 배출 데이터의 불변성이 보장되고, 탄소 크레딧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되며, 공급망 전체 추적이 가능해질 것이다. IoT 디바이스를 활용해 실시간 연료 소비를 모니터링하고, 차량과 선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예방적 유지보수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별 맞춤 전략도 중요하다. 제조업은 JIT 배송과 탄소 효율성의 균형을 맞추고 다중 모드 최적화가 필수다. 유통업은 라스트마일 전기화를 우선시하고 도심 물류 허브를 활용해야 한다. 전자상거래는 포장 최적화와 연계하고 역물류 배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시작하기 전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가 있다.
경영진의 명확한 지원을 확보했는가? 전담 조직이나 팀을 구성했는가? 현재 데이터 수준 평가를 완료했는가? 주요 물류 파트너의 협조를 확보했는가? 예산과 일정 계획을 수립했는가? 성과 지표 KPI를 정의했는가? 변화 관리 계획을 수립했는가?
이 모든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준비가 된 것이다.
GLEC API를 활용한 탄소 대시보드 구축은 단순한 IT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것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전략적 투자다. 2025년, 탄소 중립을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
6개월의 여정은 힘들었지만 가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측정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으며,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바로 첫걸음을 내딛을 때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탄소배출량 상담 및 문의는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https://glec.io/?utm_source=brunchstory&utm_medium=blog&utm_campaign=brunchstory_event
#GLECAPI #탄소대시보드구축 #ROI분석 #물류디지털전환 #ISO14083실무 #공급망탄소관리 #ESG경영전략 #지속가능물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