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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이터와 씨름하는 물류 ESG 담당자의 하루

by GLEC글렉

아침 일찍 사무실에 도착하면, 컴퓨터 모니터에 떠 있는 수많은 숫자들이 저를 반깁니다.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에서 일하며 깨달은 건, 환경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미래를 그리는 붓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편에서 GRI 환경 표준과 물류업 특화 지표를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그 데이터들을 실제로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는지, 제가 겪은 시행착오와 함께 나누어보려 합니다.


데이터 수집 체계를 처음 구축할 때의 일입니다.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지 정하는 것부터가 난관이었죠. GRI 표준은 세 가지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지분 비율만큼 배출량을 산정하는 지분할당 접근법, 재무적 통제권이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재무통제 접근법, 그리고 운영상 통제권이 있는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는 운영통제 접근법.


물류업에서는 대부분 운영통제 접근법을 선택합니다. 직접 운영하는 차량, 창고, 사무실을 모두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니까요.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깨달은 건, 시스템의 중요성입니다. TMS와 연계하고,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차량 텔레매틱스를 활용하고, 전자 영수증 관리 시스템까지.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의미 있는 데이터가 탄생합니다.


연료 사용량은 매일, 전력 사용량은 매월, 용수 사용량은 분기별로, 폐기물 발생량은 매월 수집합니다. 이 리듬이 몸에 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Scope 1 직접 배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은 특히 까다롭습니다. 차량 연료 데이터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GLEC AI DTG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시스템이 연료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GPS로 주행거리를 정확히 기록하며, 경유, 휘발유, LPG, CNG 등 연료 종류별로 분류해줍니다. 바이오연료 혼합비율도 별도로 기록하죠.


계산 공식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료 사용량에 배출계수를 곱하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WTT 즉 연료 공급과정에서의 배출량과 TTW 운송 과정에서의 배출량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둘을 합친 WTW가 진짜 우리의 탄소 발자국입니다.


GLEC에서 자체 제작한 경유 배출계수를 사용하면 더욱 정확한 탄소 배출량 산정이 가능합니다. Well-to-Tank, Tank-to-Wheel, Well-to-Wheel 배출계수를 모두 제공하니까요.


Scope 2 간접 배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수집이 쉽습니다. 한국전력 사이버지점에서 월별 데이터를 자동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고, 물류센터별 계량기 검침 데이터를 확인하고, 임대 사업장의 경우 관리비 고지서를 들여다보면 됩니다.


여기서 선택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치 기반 방법으로 갈 것인가, 시장 기반 방법으로 갈 것인가. 위치 기반은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의 전력배출계수 0.4541을 사용하는 것이고, 시장 기반은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구매했을 때 그만큼을 차감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Scope 3 기타 간접 배출은 물류업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업스트림 운송과 유통에서는 원재료 운송 위탁 데이터와 공급업체 운송 거리를 파악해야 하고, 출장에서는 항공 마일리지와 철도 이용 내역, 렌터카 사용 기록을 수집해야 합니다. 다운스트림 운송과 유통에서는 3PL 위탁 운송 데이터와 택배 위탁 물량까지 빠짐없이 챙겨야 하죠.


데이터 품질 관리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GRI가 제시하는 여섯 가지 품질 원칙이 있습니다. 오차율 5퍼센트 이내의 정확성,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든 정보를 포함하는 균형성, 이해하기 쉬운 형식의 명확성, 전년 대비와 업계 평균 대비가 가능한 비교가능성, 제3자 검증이 가능한 신뢰성, 그리고 보고 주기를 지키는 적시성.

데이터 검증은 삼중으로 진행합니다. 먼저 내부에서 전월과 전년 대비 이상치를 확인하고, 단위 환산 오류를 점검하며, 누락된 데이터를 찾고, 중복 입력을 제거합니다. 그다음 재무 데이터와 교차 검증하고, 운영 데이터와 일치성을 확인하며, 현장 실사 결과를 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3자 검증기관을 선정하여 검증 범위와 수준을 결정하고, 시정조치 사항을 반영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이 큰 도움이 됩니다. 클라우드 기반 ESG 플랫폼들이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 자동 배출량 계산, GRI 표준 맞춤형 리포팅, AI 기반 이상치 탐지, 예측 분석과 시나리오 플래닝까지 지원합니다.


GLEC CLOUD 같은 물류 특화 탄소 관리 플랫폼부터 SAP, IBM, Microsoft, Oracle의 솔루션까지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IoT 센서는 차량 연료 소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물류센터 에너지 사용량을 자동으로 수집하며, 냉동·냉장 차량의 온도를 관리하고, 창고의 조명과 공조를 자동으로 제어합니다.


빅데이터 분석은 최적 운송 경로를 도출하고, 적재 효율을 최적화하며,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탄소 배출을 예측하는 모델링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GRI 표준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구성이 중요합니다. CEO 메시지로 환경 경영 의지를 표명하고, 조직 개요에서 사업 영역과 규모, 위치를 소개합니다. 중요성 평가에서는 이해관계자 참여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환경 정책에서는 목표와 전략, 거버넌스를 다룹니다.


성과 데이터는 GRI 지표별로 정량적으로 제시하고, 개선 활동에서는 주요 이니셔티브와 성과를 보여줍니다. 제3자 검증 의견서를 포함시키고, GRI 인덱스로 지표별 보고 페이지를 안내합니다.


데이터 시각화도 중요합니다. 대시보드로 핵심 KPI를 한눈에 보여주고, 히트맵으로 지역별 성과를 비교하며, 워터폴 차트로 배출량 증감 요인을 분석합니다. 산키 다이어그램으로 에너지 흐름을 표현하고, 인포그래픽으로 복잡한 데이터를 단순화합니다.


지속적 개선을 위해서는 PDCA 사이클이 필요합니다. 계획 단계에서 연간 환경 목표를 수립하고 데이터 수집 계획을 세우며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합니다. 실행 단계에서는 월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기별로 성과를 점검하며 개선 프로젝트를 실행합니다. 점검 단계에서는 KPI 달성도를 분석하고 이상치 원인을 파악하며 벤치마킹을 수행합니다. 조치 단계에서는 시정과 예방 조치를 하고 베스트 프랙티스를 공유하며 차년도 계획에 반영합니다.


실무를 하다 보면 자주 실수를 하게 됩니다. 데이터 수집 범위가 불명확할 때는 조직 경계를 명확히 정의하고 문서화해야 합니다. 배출계수를 혼용할 때는 일관된 배출계수를 사용하고 출처를 명시해야 합니다. 증빙 자료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다면 최소 3년간 모든 원시 데이터를 보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전년 대비 비교가 불가능하다면 데이터 수집 방법론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제3자 검증 준비가 부족하다면 평소에 검증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관리해야 합니다.


2025년, 물류업 환경데이터 관리에는 새로운 트렌드가 보입니다. AI 기반 자동화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자동화되고, 블록체인으로 공급망 전체의 탄소를 추적하며, IoT 기반으로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집니다. 머신러닝으로 배출량을 예측하고, 통합 플랫폼으로 ESG 전 영역을 관리합니다.


환경 데이터 수집과 관리는 처음엔 복잡해 보입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한 데이터 축적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환경 성과를 개선하고, 보고서 품질을 높이는 전략을 상세히 다루어보겠습니다.


탄소배출량 관련 상담과 문의는 GLEC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https://glec.io/?utm_source=brunchstory&utm_medium=blog&utm_campaign=brunchstory_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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