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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어 Aug 24. 2022

건너고 싶지 않았던 강, 개강

요즘도 그런 농담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개강이란 세상에서 가장 건너고 싶지 않은 강이라는 그런 조금은 오래된 농담.




대학교 1학년, 2학년 시절엔 정말 많이 봤던 말장난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농담도 그런 짤들도 잘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요즘 대학생들은 개강에 대한 다른 말장난을 하는 거 같기도 하다. 아니면 주변에 어린 대학생들이 없어서 내가 트렌드를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어쨌거나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됐다. 

여전히 덥고 습하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8월 후반에 접어 드는 이 시점에 학교가 문을 활짝 열고 신입생들을 받아 들였고 기존 학생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강의실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개강을 하여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은 싫지만 나는 우리학교 캠퍼스를 참 좋아한다. 한 5, 6년 전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뽑는 앙케이트(라고 해야하나)에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마 그 당시 1등은 영국에 있는 에든버러 대학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1등을 할 만한 위용과 아름다움이었다. 학교가 그렇게 박물관이나 관광지처럼 예쁘면 어떤 기분일까? 조금 더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4위인 우리학교도 충분히 아름다움에도 그 느낌이 그다지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걸 보면 거기 재학생들도 마찬가지겠거니 한다. 




우리학교의 색깔은 카디날과 골드, 새빨간색과 노란색인데 그 조화가 조금 유치하게 보일지언정 학교 굿즈나 표지판같은 것을 만들어 놓으면 확실한 색대비에 굉장히 눈에 띄어 대표색깔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하는 거 같다. 그리고 캠퍼스에 나무가 많아 녹음이 어우러지고 중앙에는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어 학교색깔로 만들어진 구조물들과 괜찮은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왼: 오전 7:20 안개낀 캠퍼스 오: 캠퍼스 내 가장 최신 건물인 학생혁신센터


대학원에 첫 학기였던 지난 학기보다는 확실히 두번째학기인 이번 학기에 마음이 조금 더 편한 것 같긴 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학기가 진행될 지는 이제 겨우 이틀지난 이 시점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단 내 몸에 느껴지는 긴장도는 지난 학기보다 훨씬 낮은 강도이다. 지난 학기에는 거의 한달정도 등굣길에 '나는 할 수 있다, 여기서 그만 둘 수 없다, 이왕 시작한 거 끝은 봐야지.' 하는 문구들로 나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등굣길 플레이리스트도 대부분 파워짱짱한 내가 최고야!를 끊임없이 부르짓는 노래들로만 구성했었다. 그래도 이번 학기에는 그 정도로 스스로를 북돋아야 할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늘 최선을 다 하고 체력안배를 잘 하여 이번 학기를 또 잘 마쳐야지. 이제 개강 2일차에 몸이 적응 중이라 하교 후 낮잠을 자고 말았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 믿는다. 모든 학생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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