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그런 농담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개강이란 세상에서 가장 건너고 싶지 않은 강이라는 그런 조금은 오래된 농담.
대학교 1학년, 2학년 시절엔 정말 많이 봤던 말장난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농담도 그런 짤들도 잘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요즘 대학생들은 개강에 대한 다른 말장난을 하는 거 같기도 하다. 아니면 주변에 어린 대학생들이 없어서 내가 트렌드를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어쨌거나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됐다.
여전히 덥고 습하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8월 후반에 접어 드는 이 시점에 학교가 문을 활짝 열고 신입생들을 받아 들였고 기존 학생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강의실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개강을 하여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은 싫지만 나는 우리학교 캠퍼스를 참 좋아한다. 한 5, 6년 전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뽑는 앙케이트(라고 해야하나)에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마 그 당시 1등은 영국에 있는 에든버러 대학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1등을 할 만한 위용과 아름다움이었다. 학교가 그렇게 박물관이나 관광지처럼 예쁘면 어떤 기분일까? 조금 더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4위인 우리학교도 충분히 아름다움에도 그 느낌이 그다지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걸 보면 거기 재학생들도 마찬가지겠거니 한다.
우리학교의 색깔은 카디날과 골드, 새빨간색과 노란색인데 그 조화가 조금 유치하게 보일지언정 학교 굿즈나 표지판같은 것을 만들어 놓으면 확실한 색대비에 굉장히 눈에 띄어 대표색깔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하는 거 같다. 그리고 캠퍼스에 나무가 많아 녹음이 어우러지고 중앙에는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어 학교색깔로 만들어진 구조물들과 괜찮은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대학원에 첫 학기였던 지난 학기보다는 확실히 두번째학기인 이번 학기에 마음이 조금 더 편한 것 같긴 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학기가 진행될 지는 이제 겨우 이틀지난 이 시점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단 내 몸에 느껴지는 긴장도는 지난 학기보다 훨씬 낮은 강도이다. 지난 학기에는 거의 한달정도 등굣길에 '나는 할 수 있다, 여기서 그만 둘 수 없다, 이왕 시작한 거 끝은 봐야지.' 하는 문구들로 나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등굣길 플레이리스트도 대부분 파워짱짱한 내가 최고야!를 끊임없이 부르짓는 노래들로만 구성했었다. 그래도 이번 학기에는 그 정도로 스스로를 북돋아야 할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늘 최선을 다 하고 체력안배를 잘 하여 이번 학기를 또 잘 마쳐야지. 이제 개강 2일차에 몸이 적응 중이라 하교 후 낮잠을 자고 말았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 믿는다. 모든 학생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