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토크 Apr 06. 2021

말을 잘 못하는 단 하나의 이유

배우지 않고 잘하는 일은 없다

* 본 영상의 내용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돼있습니다!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dXPPy6ov3ew&t=5s

이 글의 제목에 이끌려 클릭을 한 당신은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로 클릭했을 것이다.


첫째, 내가 말을 잘못하는걸 어떻게 알았지?

둘째, 제목 참 자극적으로 적어놨네 어디 뭐라 하는지 보자.

셋째,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눌렀는데…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말을 잘못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론 단 한 가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이유는 우리가 말 잘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일을 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대해 배울 때, 대개 나보다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실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어릴 적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를 생각해보자.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혼자 마트에 가서 자전거를 사고, 타보고 넘어지면서 배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부모님이 알려주거나 친구가 알려주고, 알려주는 사람이 자전거 뒤에서 넘어지지 않게 잡아주면서 차근차근 가르쳐준다. 수학이나 영어와 같은 특정 과목을 배울 때도, 운동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무언가를 잘하고 싶을 때 우리는 항상 누군가로부터 배우고, 부단한 연습의 과정을 거쳐 그 일을 잘하게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말을 잘하고 싶다면서 말하기를 배울 생각을 안 할까? 말하기가 자전거 타기, 수학, 운동 같은 것들보다 훨씬 중요하지 않나?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말하기는 그냥 살면서 무의식적으로 익히는 거지 뭘 따로 배워야 한다는 거야?라고. 맞다. 말하는 법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맞다. 단, 그건 일상적인 대화 수준 까지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이다.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말하기는 충분히 생활 속에서 습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말을 잘한다.'라고 할 때,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사람만을 보며 '말을 잘한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건 어린아이가 또래에 비해 탁월한 말하기 실력을 보일 때나 하는 이야기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장성한 어른일 것이고, 성인의 기준에서 '말을 잘한다.'는 말은 더욱 깊은 의미를 갖는다. 말에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일목요연해야 하고, 발성이 정확해야 하며, 비언어적 요소들 또한 갖춰졌는지와 같은 조건이 따라붙는 것이다. 이런 수준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습득을 넘어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이런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나는/00 이는 딱히 배운 적 없는데 말 잘하는데?' 물론 별도의 학습 없이 상대적으로 말을 잘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잘하는 것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 데는 이유가 있다. 누군가가 말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정말 말을 잘하는 것일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을 잘한다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상당수의 경우 그냥 유창성이 뛰어나거나, 심지어는 말이 많을 뿐인 경우가 꽤 많다. 


  말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 여기엔 엄청나게 많은 요인이 있다. 유창성은 그저 한 부분일 뿐이다.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아야 하고, 말에 힘이 있어야 하며, 말을 듣는 경험이 유쾌해야 하는 등 '말을 잘한다'라는 말에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봤을 때, '말을 잘한다'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는지, 혹은 그저 말이 많은 사람일 뿐이었는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배우지 않고도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긴 있다. 이는 대부분 자라온 환경에서 발생하는 차이이다. 앞서 말했듯이,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의 언어는 대부분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곧 내 언어가 된다는 것이다. Input이 다르면 Output이 다를 수밖에 없다. 언어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특별한 노력 없이도 더 말을 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부분에서 가정환경의 영향력은 무시무시하다. 주변에서 말을 참 예쁘게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 사람이 가족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아마 그 사람의 가족 또한 말을 참 예쁘게 잘할 가능성이 아주 높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이 말을 참 거칠고 못나게 한다면, 그 사람의 가족 또한 말을 거칠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좋지 못한 언어환경에서 자랐으면 말을 잘할 수 없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지금 내가 말을 잘하지 못한다면, 그건 단지 여태까지 살아온 언어 환경이 좋지 못했거나 말 잘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말하기 능력은 양이 한정된 재화 같은 것이 아니어서, 남들이 많이 가졌다고 해서 나는 갖지 못하는 그런 능력이 아니다. 누구나 환경을 바꾸고 의식적인 훈련을 거치면, 누구나 말하기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단지 지금까지 말을 잘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을 뿐이다. 


  필자도 말을 엄청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은 그나마 낫다고 생각되지만, 전에는 정말 가관이었다. 그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 뿐이었고, 그러면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던 꼴불견에 불과했다. 그런데,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말해보고 또 실패하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경험을 남들보다 많이 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이런 말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 '이 말은 쉽게 이해되지 않겠구나.'와 같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일종의 '말 임상실험'을 진행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임상실험의 과정을 통해 아주 작은 훈련들을 통해 내 말하기 능력, 특히 1대 다수 상황에서의 스피치 능력이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이 브런치와 아래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험적으로 배우고 실천해 본 '말을 잘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다음 글에서는, '일상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말 잘해지는 방법'에 대해 써보려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