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안녕 벤츠 씨 #08

by 재이리


일상에서 한번씩 찾아오는 특별한 날들. 생일, 기념일, 크리스마스 등의 날들은 다른 때보다 기쁘게 보내고 싶고 함께하는 이에게도 즐거운 하루를 선물해주고 싶다. 이런 생각은 어릴 때부터 서른 번째 해를 넘게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누군가에게 특별함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 받을 이의 손에 전달되기까지 그 사람이 행복해할 모습을 상상하며 선물을 준비하는 그 과정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다른 이의 기억 속에 남겨질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꼭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야만,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주 하는 선물은 손편지다. 편지는 빈 종이에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손으로 한 글자씩 담아야 하는 것이기에 마지막 한 자를 적어내기까지 내내 그 사람을 떠올려야 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오랫동안 생각하고 진심으로 위해주는 마음이 담긴 선물이니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물질적인 선물을 준비할 때면 가격보단 그 사람을 먼저 떠올린다. 그의 상황, 취향, 직업 같은 것들. 이 사람에게 주어도 저 사람에게 주어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모두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그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것,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첫 번째로 고민해야 할 항목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한 선물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 느낄 수 있을 선물이 된다.


이 사람과 내가 잘 맞는지에 대해 체크해볼 수 있는 궁합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음식, 여행, 영화와 같은 취향의 궁합에서부터 속궁합까지. 이 많은 항목 중에서 연인 사이에 사소한 감정싸움에서 이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을 꼽아보자면,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궁합이라 하겠다.


다행히 그와 나는 찰떡궁합이다. 나는 주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는 받는 것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다. 소소한 선물에도 환하게 웃으며 행복함을 잔뜩 표현해주는 그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행복해지는 나. 받는 것을 잘한다? 그냥 받으면 되는 거 아니야? 하고 의아해할지도 모르지만 받는 것을 잘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다. 잘 받는 것이 어렵다는 사람도 많고 그런 상대와 만나고 있어서 속상해하고 힘들어하는 연인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맞추어 볼 필요 없이 잘 맞는다면 좋겠지만, 맞지 않는 커플도 분명히 많을 테다. 이 궁합은 서로가 얼마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찰떡궁합으로의 변화가 가능하다. 기념일을 챙기거나 마음을 물질적인 무언가로 주고받는 것에 취약하다면, 말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손에 잡히는 물건이 아니더라도 진심이 가득 담긴 표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멋들어진 띵언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다해 건네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와 같은 말은 엄청난 힘을 가진다. 이 것이 가능하다면 다음은 행동이다. 상대를 꼭 안아주거나 손을 잡는다거나 환하게 웃으며 눈을 바라보는 등의 행동은 진심의 담긴 말과 함께 했을 때 그 어떤 선물보다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내가 전달한 마음에 행복하게 웃음 짓는 연인을 보는 일은

받는 상대보다 주는 나에게 더 큰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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