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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Jan 13. 2020

1편보다 만족스러운 2편

여든아홉 번째 영화, 겨울왕국 2를 보고


아이들을 피해 평일 늦은 밤에 예매를 해두었는데 하필 그 날은 거의 잠을 못 이룬 날이었다. 피곤한 날이면 꽤나 높은 확률로 극장에서도 꾸벅꾸벅 졸아버리는 나는, 또 잠들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커피 한 잔을 뽑아서 들어갔다. 1편이 Let It Go 열풍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특별한 애니메이션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Let It Go 열풍이 떼창으로 번지고, 결국 1000만까지 넘어버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혹시나 잠이 들까 걱정했던 것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


2편에는 당연하게도 시작부터 1편의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는데, 초반에 저 캐릭터가 누군가 싶을 정도로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자 시작부터 훅 몰입이 되기 시작했다. 무언가 미스터리를 쫓는 형태의 이야기로 모험을 떠나는 듯한 구성과 입이 떡 벌어지는 엄청난 퀄리티의 영상미, 그리고 마음에 드는 메시지 덕분이었다. 나머지는 직접 봐야 느낄 수 있고,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자 한다.


엘사와 안나는 물론, 올라프와 크리스토프를 통해 여러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드는 메시지는 안나의 노랫말 속에 있었다. 안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이 모두 최악으로 치달을 때, 다시 한번 다짐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노래인 The Next Right Thing. 우울하거나 생각이 복잡해져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를 때 들으면 힘이 될 것만 같은 곡이다. 


How to rise from the floor
어떻게 이 땅바닥에서부터 올라서야 하지?

When it’s not you I’m rising for?
널 만나기 위해 올라서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

Just do the next right thing
그냥, 바로 앞에 있는 옳은 일을 할래

Take a step, step again
한 발짝, 다시 한 발짝 내딛을래

It is all that I can to do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The next right thing
내 앞에 있는 옳은 일을 하는 것


1편에서도 Let It Go 열풍이 불기 전, 영화를 볼 때는 안나의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가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에도 안나의 노래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을 보니 목소리나 곡 스타일이 정말 취향인 듯 :) 


가사 속 메시지를 실컷 이야기했지만, 1편 대비 2편 중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음악이다. 5년 동안 질리도록 들으며 너무나 익숙해진 곡과 단순 비교를 하면 당연히 어려운 게임일 수밖에 없다. 개봉한 지 2개월 정도 지난 지금, 아이들이 맨날 Into the Unknown을 흥얼거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언젠가는 음악마저 1편보다 좋다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즉, 단순히 좋고 나쁘고는 개인의 취향이자 얼마나 익숙해지느냐에 달린 문제이기도 해서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 아쉬웠다는 점은 음악의 사용법이다. 전체적으로 과하게 쓰였다. 1편에서 음악이 메가 히트를 기록한 것을 의식한 덕분인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란 점을 감안해도 많이 쓰인 것 같다. 뮤지컬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 위에서 언급한 The Next Right Thing의 경우 흐느끼듯 말하는 대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주 듣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중간에 올라프가 1편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해서 보여주는 장면은 마치 앤트맨의 마이클 페나를 연상시키는 빵빵 터지는 장면이었는데, 나는 완전히 웃지는 못했다. 1편의 이야기를 거의 다 잊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 와서 넷플릭스로 1편을 다시 봤다. 5년 동안 넘치도록 자주 들은 OST는 익숙함과 반가움에 더 좋게 들렸지만, 내용은 역시나 2편이 더 좋았다. 뻔하디 뻔한 왕자님과의 키스로 끝나지는 않았지만, 첫눈에 결혼하겠다는 설정이나 다소 밍밍한 엔딩이 좀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2편에서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는 다소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방대한 스케일로 풀어냈기에 그 어떤 메시지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


마치 말레피센트가 떠오르는 마무리로, 3편을 위한 이야깃거리를 많이도 만들어놨다. 게다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국내에서 어벤저스 : 엔드게임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끔 발판을 마련해놓고 퇴장을 했고, 흥행 또한 역대급이니 3편이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 5년 정도가 흐른 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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