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일곱 번째 영화, 말레피센트 2를 보고
이번에 속편이 개봉하기 전까지 말레피센트는 완전히 나의 관심 밖의 영화였다. 지난번에 올린 인어공주 글에서도 썼었지만, 어렸을 때 동화를 참 안 읽은 나는 (…) 말레피센트가 어디에 나오는 캐릭터 인지도 몰랐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모르니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관심이 없었는데, 2편이 나온다는 소식에 어리둥절. 아내가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서, 같이 1편을 보고 (아내는 다시 봄) 극장으로 향했다.
1편이나 2편이나 서사에 대해서는 뭔가 아쉬운 점이 많다. 그래도 1편은 원작의 기본 줄거리는 유지하면서 캐릭터 성격에 변화를 주어서 참신한 느낌을 주었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이런 내용이 원작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주말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내 딸을 저 놈에게 줄 수 없다는 엄마, 내키지 않는 예비 사돈과의 식사 자리, 일촉즉발의 상견례, 자칫하면 터질까 분위기를 바꿔보려 노력하는 아들딸 등 우리나라 주말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판타지 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에서 계속 우리나라의 진경 배우의 얼굴이 오버랩되어 버리는 바람에, 우리나라 주말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더해졌다 :)
초반의 상견례가 조금 당황스러운 전개이긴 했지만, 그래도 웃음 포인트가 많은 부분이었다. 어차피 초반에는 가볍게 시작할 수 있기에 재미나게 보고 있었는데, 후반의 급전개 엔딩은 여러모로 많이 아쉽다. 디즈니의 공식적인 엔딩인 결혼과 키스, 그리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일까. 무리수를 둔 느낌이다. 요즘의 디즈니는 항상 남녀의 결혼을 엔딩으로 하지는 않았다. 겨울왕국은 자매의 화해였고, 최근의 알라딘은 원작을 바꿔가면서까지 결혼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을 뺐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무리수를 두며 마무리를 지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영상미 하나는 정말 예술이다. 시작할 때 요정들로 가득한 나라의 모습은 색감이 환상적이었다. 전쟁 중에 말레피센트가 등장하는 장면과 중간에 한 번 힘을 발휘하는 장면은 카리스마 넘치는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 덕분에 가장 임팩트 있는 영상으로 남았다. 서사는 아쉬운 점이 많긴 하지만, 볼거리에 집중해서 본다면 본전 생각이 날 정도는 아니다.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에게 큰 빚을 졌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츤데레 매력을 뿜어내며 스크린을 완전히 장악한다. 다른 배역들은 캐릭터가 발암 요소를 안고 있거나 너무 평면적이라서 매력이 없는데, 말레피센트만큼은 예외다. 게다가 나는 안젤리나 졸리의 영화를 체인질링 이후 처음 봐서 거의 10년 만에 그의 영화를 본 셈인데, 이렇게까지 매력이 넘치는 배우인가 싶었다. 머지않아 솔트나 언브로큰을 봐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들로만 구성되어 큰 기대가 없었던 마블의 이터널스도 점점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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