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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Oct 20. 2019

체력이 붙는 습관 만들기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최근에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이라는 2권의 책을 읽었다. 동네서점 혹은 독립서점을 연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으로, 인터뷰이 대부분이 직장을 잘 다니던 중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를 한 사람들이다.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삶의 주도권을 쥐었기에 더욱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안타깝게도(?) 일을 하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비록 나는 서점을 차리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일을 많이 하려고 퇴사를 한 것은 분명히 아닌데 :)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회사를 다닐 때의 야근 혹은 주말 근무를 할 때와는 기분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아예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봐도 좋다. 


즉, 일이 많기는 하지만 불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내 의욕과는 별개로 몸이 따라오질 못 한다는 점이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것도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몸은 어느새 침대에 있다. 


고작 1주일을 노는데도 체력이...


일을 할 때만이 아니다. 지난달에 태국 여행을 1주일 동안 다녀왔는데, 마지막 날에는 정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의자만 찾아다닌 기억이 난다. 노는 것조차 마음을 따라와 주지 못한다. 미생의 수많은 명대사 중 체력의 중요성을 말한 이 대사야말로 진리라고 생각한다. 


이걸 온몸으로 느끼는 나이가 되다니


여행을 다녀오면 보통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며 돌아온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외국어를 쓸 일이 없다 보니, 이내 그 필요성은 사그라들고 만다.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체력이 붙어야 뭐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은 외국어와 달리 국내에서도 항상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필요해졌다.


새벽형 인간인 나는 항상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했고, 눈을 뜨면 오전 중에 온 메일들을 처리하기에 급했다. 항상 그날그날 해야 하는 일을 우선시했고, 바쁘면 운동은 빼먹기 일쑤였다. 그렇게 피트니스 센터에 지속적인 기부를 해온 지 어언 3년은 된 것 같은데, 그것부터 바꾸기로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의 에세이는 좋아한다. 특히,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혼자 일하는 사람들의 지침서 같은 책이다. 정말이지 완벽에 가까운, 기계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모습에 책을 보는 내내 감탄했었다. 어떻게 혼자 일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데,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정해진 시간 동안 집필을 할까. 심지어 잘 써지는 날도 초과하지 않고 딱 정해진 시간만큼만 쓴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 정도다. 게다가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1시간 이상 달린다. 흉내조차 내기 힘든 생활 패턴이라, 그저 감탄만 했었는데 이번에 계기가 생겼을 때 흉내 내 보기로 했다. 그대로 따라하지는 못 할테니, 쉬운 버전으로.


달리기 대신 걷기라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았다. 1주일에 7회는 못 해도 5회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 아침에는 못 하겠지만, 하루 중 아무 때나로 바꾼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게 기계 같은 사람이 아닌 ‘일반 사람 버전’의 습관으로 만들어버리니, 생각만큼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 1주일 중 5일 이상 헬스를 가거나 하루 10,000 걸음을 걷기로 했고, 덕분에 3주 동안은 잘 지켜내고 있다. 


일단 시작은 쉽게 쉽게


당연하게도(?) 대부분은 걷는 날로 채워나가고 있다. (마음을 고쳐 먹어도 여전히 헬스는 재미가 없다) 보통 일을 하러 집 앞에 있는 카페에 가곤 하는데, 요즘은 지하철 두 정거장 정도 떨어진 카페로 간다. 매번 가는 길을 달리하면서 잘 몰랐던 거리도 알게 되고, 가게도 알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걷기에 날이 너무 좋아서 운동이라는 생각도 안 들어서 좋다. 가끔은 더 피곤해져서 해야 할 일도 못 하고 잠들어버리는 날도 있고, 잠이 많은 나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자는 날도 있지만, 체력이 조금씩 붙는 기분이 든다. 체중 변화는 거의 없지만 아주 살짝 빠졌다 :) 


항상 책이나 외국어로 된 문서를 꾸준히 읽는 삶에 동경이 있었는데, 가끔씩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나가기 힘들 때는 책 한 권 들고나가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읽다 오면 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 조만간 미세 먼지 폭풍이 오면 이 생활도 할 수 없겠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는 더없이 좋다. 부디 겨울과 여름이 지나서도 이 습관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강제적으로 1주일에 1개씩은 글을 쓰기 위해 성장판 글쓰기 모임에 가입했습니다. 운동만큼 습관 만들기 어려운 것이 글 쓰는 것 같아요. 다음 주제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새 글을 올리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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