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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Apr 19. 2019

한 발짝 내딛기의 힘

마흔 여섯번째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고


딱 보면 무조건 코미디 영화에만 나올 것 같은 배우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배우들이 다른 면을 보여줄 때, 의외의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트루먼쇼의 짐 캐리가 그랬고, 죽은 시인의 사회의 로빈 윌리엄스가 그랬다. 그리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벤 스틸러도 그렇다.


벤 스틸러는 미트 페어런츠, 주랜더, 박물관은 살아있다 등의 시리즈물에서 주연을 맡고 있어서, 딱 보면 코미디 영화에 특화된 배우라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나는 트로픽 썬더를 너~무 재미없게 봤고,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도 안 봤거나 그다지 재미없게 봐서 그저 그런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라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가 감독도 하고 주연도 맡은 영화가, 바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다.



주인공 월터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심한 인물이다. 사내에서 마음에 들었던 여자에게 직접 말을 걸 용기도 없어서,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해서 ‘윙크’를 보낸다. 이마저 클릭 한 번 누르기가 쉽지 않다. 큰 결심을 한 끝에 눌렀는데 사이트 오류가 나서 ‘윙크’를 보낼 수가 없다. 프로필에 특별하게 해 본 것도, 가본 곳도 없어서 그렇단다. 평생을 무난하게 살고, 기억에 남을 만한 일도 겪어보지 못했다.


그에게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갑자기 멍 때리는 일이 잦다는 것. 어릴 때는 과감한 모히칸 머리도 했었지만, 어른이 된 이후에는 그저 상상 속에서만 모험을 떠나고 있다. 상상 속에서 자신의 모습은 현실과 달리 아주 멋지기 그지없다. 그렇게 상상 속에서만 특별한 그가,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표지로 써야 할 필름을 찾으러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내용이 전개되다가 뜬금없이 상상 장면으로 빠지는 연출이 많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상상 장면이 안 나오고, 현실 내용만으로 전개가 된다. 제목 그대로 상상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이 계기는 한 발짝의 전진이다. 술에 떡이 된 조종사가 운전하는 헬기에 몸을 실어야 필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상황.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몸을 한 발짝 뒤로 뺐지만, 상상 속에서 들린 Space Oddity 음악에 맞춰 처음으로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 영화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직업, 사내에서 호감이 생긴 여자와 시작되는 썸, 어렸을 때의 과감한 면이 싹 사라지고 평범한 어른이 된 내 모습, 순간에 충실하는 것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는 한 발짝의 위대함을 말하는 영화다.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그 한 발짝이 필요하다. 한 발짝만 내딛으면, 그다음은 어떻게든 흘러가기 마련이니까.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거의 주입식 교육처럼 반복되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LIFE 지의 모토인데, 정말 삶에 대한 멋있으면서도 확실한 정의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this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배경화면 다운로드 받기 : https://blog.naver.com/glim_gongjakso/221517274664

인스타그램에서는 명대사 이미지와 함께 올리고 있습니다. 놀러오세요! @glim_gongjak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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