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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Jul 08. 2019

환각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영상

예순여섯 번째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을 보고


솔로 무비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데,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 시리즈 특유의 가벼움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이것은 이것대로 나쁘지 않지만,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처럼 히어로의 고뇌가 진중하게 그려지는 것을 더 선호했다. 하지만, 엔드 게임의 분위기가 너무나 무거웠던 탓인지 이번에는 특유의 그 가벼운 분위기도 좋았다. “아, 원래 마블이 항상 심각한 건 아니었지”라는 생각도 들었고. 


유일한 하이틴 히어로물이기에, 세계를 구하는 것보다 수학여행에서 여자 친구에게 고백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히어로이기에, 특유의 잔망스러움과 가벼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곳곳에 나온 유머가 과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나는 마블 오프닝부터 심어 놓은 유머 코드들이 나쁘지 않았다. 


이후 내용에는 스포가 있습니다.


이번 영화가 엔드 게임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마블 영화라는 점보다 제이크 질렌할이 나온다는 것에 기대가 더 컸었다. 상당히 다작을 하는 편이라 다 보지는 못 했지만, 10여 편 정도 보고 나니 팬이 안 될 수가 없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프리즈너스 안 본 분이 있다면 꼭 봐야 합니다:) ) 여하튼, 이 배우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까 개봉 전부터 기대가 컸는데, 그건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설령 다시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찌질한 캐릭터라니, 그냥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 :)


영화 초반부에 미스테리오가 등장하여 엘리멘탈과의 전투가 이어질 때만 해도, “갑자기 이게 뭐지? 이렇게 생뚱맞게 갑자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이 모든 것이 꾸며낸 것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몰입도가 확 올라갔다. 비록 좋아하는 배우가 앞으로는 못 보게 될 빌런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히어로물 특성상 새로운 빌런이 등장하고 그 빌런을 물리쳐야 하는 프레임 안에서 내용을 차별화하고 새로운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드론을 활용하여 환각을 만들어내는 점은 내용도 신선했지만,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에, 머릿속에서는 환상적으로 움직여도 막상 그려보려고 하면 펜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마블 영화에서는 매번 새로운 장면들을 보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고 느꼈던 그 충격을 다시 받았다. 이런 영상들에 익숙해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는데도, 항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점은 정말로 대단하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표현력에 그저 감탄. 특히, 무덤에서 기어 나오는 아이언맨 같이 스파이더맨의 고민이 드러나는 장면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반면, 거미줄을 활용한 액션씬은 토비 맥과이어 시절에 처음 접한 탓인지 (벌써 그게 17년 전이라니), 그 당시의 씬이 아직도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마지막에 여자 친구 MJ를 안고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나왔다는 정도. 


보통 솔로 무비에서는 MCU의 다른 히어로들이 잠깐 나오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는데, 이번에는 엔드 게임으로 한 번 정리된 이후라서 그런지 그런 장면이 없었다. 아이언맨이 자주 언급되니 페퍼 포츠라도 한 번 나올까 했는데, 그런 장면은 역시나 없었다 :) 마블 영화는 이제 수가 너무 많아져서 “뭐 이렇게 자주 개봉하는 기분이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끝나고 나면 다음 영화 개봉 일정부터 검색하게 된다. ‘무려 10개월’ 후인 내년 5월에나 새로운 영화가 나온다는데,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 예고편도 곧 공개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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