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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Jul 12. 2019

한 편의 긴 영화 같은 드라마

예순일곱 번째 영화아닌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보고

시즌3을 앞두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가서, 없던 관심도 생길 정도였던 넷플릭스 간판 미드 기묘한 이야기. 나 또한 봐야지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번에 브런치와 넷플릭스 콜라보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어 보기 시작했다. 보기로 마음먹기가 오래 걸릴 뿐, 보기 시작하자 그다음은 순삭! 역시 사람들이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초반은 좀 갑작스럽다. 시작하자마자 의문의 괴생명체가 등장하고, 아무런 흔적도 없이 아이가 실종된다. ‘기묘한’ 이야기라니까 이야기가 좀 뜬금없고 허황될 수도 있겠지… 하면서 봤는데, 중간부터 퍼즐이 짜 맞춰진다. 물론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세계관 안에서는 이야기에 설득력과 힘이 생겼다. 주요 설정이 되는 ‘뒤집힌 세계’를 설명하고 받아들이는 장면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때부터는 다음 에피소드를 자동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 


그리고 내용 전개에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다. 사라진 아이와 그 아이가 이 근처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 엄마. 엄마만 진실에 가까워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저 엄마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이런 전개는 낯설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오해의 과정을 꽤 짧게 가져가서 내용 전개가 답답하지 않았다. 친구 윌이 사라져 두 팔 걷고 나선 마이크와 친구들 뿐만 아니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낸시와 스티브까지도 이 사건으로 엮이게 되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았다. 초반에 별로 상관없어 보였던 이야기들도 전부 하나로 연결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위노나 라이더 이야기를 뺄 수 없다. 청춘 스케치에서의 모습 때문에 한때 여신이었으나, 사회 면을 드나드는 안 좋은 일로 추락했던 배우가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또한, 호퍼 서장 역을 맡은 데이빗 하버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 굉장히 호감이다. 처음에는 시골에서 편하게 시간 보내는 경찰서장 같았지만, 갈수록 듬직한 모습으로 해결사 면모를 보인다. 아역들은 다들 귀엽고 잘 싸우고 시끄럽고 소란스럽지만, 그래도 그중에서는 더스틴이 제일 귀엽다. 최근 모습을 보고 싶은데 검색하면 스포 당할까봐 검색도 못 하고 있다 :)


하나 한국인으로서 아쉬운 점은 80년대의 미국을 보는 즐거움을 그들만큼 느끼지 못한다는 것.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며 소품 하나하나에 옛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시대도 한 세대 위이고, 배경도 전혀 다르니 그런 재미는 못 느끼는 게 조금 아쉽다. 


예전에는 미드가 보통 20~24개 정도가 한 개의 시즌이었는데, 요즘은 천차만별인 것 같다. 기묘한 이야기는 시즌 1이 8회로 구성되어 있고, 시간으로 따지면 약 6~~7시간 정도 된다. 그렇다 보니 일반적인 드라마처럼 짧은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구조가 아니라, 호흡이 좀 더 긴 영화 같다. 그래서 중간에 끊기가 힘들고 몰아보게 되어 다른 생활이 어려운 점이 있다.


영화 시리즈 작품들을 연달아서 한꺼번에 보지 않듯이, 기묘한 이야기도 다음 시즌을 바로 찾게 되지는 않는다. 물론, 다음 시즌을 위한 떡밥을 살짝 흘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 시즌 안에서 큰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또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시간 여유가 생길 때 다음 시즌을 봐도 충분할 것 같다. 시즌 3이 막 공개된 지금, 최신 에피소드까지 빨리 봐봤자 기다림의 고통만 남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 로스트 같은 드라마에 몇 년을 낚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으로 깔끔한 마무리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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