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한 번째 영화, 디스트로이어를 보고
오는 19일에 개봉되는 니콜 키드먼 주연의 디스트로이어를 시사회로 보게 됐다. 글림공작소 계정을 운영하면서 가끔씩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번에는 다행히도 시사회 일정이 맞아서 보게 되었다. 시사회를 보러 가는 중에 어쩌다가 아내랑 영화 박하사탕 얘기를 했었다. 나는 그 영화를 학교 수업에서 스포를 당했었다고, 아직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아내에게 스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명을 했다. 시작하자마자 “나 돌아갈래!”를 외치면서 점점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이라고,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평범했던 인간이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영화라고.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박하사탕 생각이 났다. 시작부터 우리가 알던 그 니콜 키드먼이 아닌, 굉장히 지쳐 보이고 피곤해 보이고 힘든 삶을 살아왔을 것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본 니콜 키드먼은 아쿠아맨의 여왕님이었는데 :)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다.
디스트로이어라는 제목, 17년의 기다림 끝에 복수를 한다는 문구, 포스터의 총을 들고 있는 니콜 키드먼의 이미지는 곧바로 테이큰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절대로 테이큰 같은 종류의 액션물이 아니다. 오히려 어설퍼 보이기까지 한 액션에서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된다. 테이큰보다는 러셀 크로우 주연의 쓰리 데이즈란 영화랑 닮은 면이 있는데, 시원시원한 전개가 아니라 일을 그르칠 것만 같은 불안감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스타일의 영화다.
초반에는 다소 불친절하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별다른 설명 없이 과거의 모습이 플래시백으로 나온다. 그저 니콜 키드먼의 모습만으로 과거임을 유추하게 될 뿐, 그게 몇 년 전의 일인지도 설명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우리가 알던 그 모습으로 나온다) 처음에는 누구를 쫓는지, 왜 그를 쫓는지 알 수 없지만 보다 보면 퍼즐처럼 맞춰지게 된다. 그때부터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스포가 될 것 같아 이만 :)
이 영화는 오로지 니콜 키드먼의 영화인 만큼, 배우 이야기를 뺄 수 없다. 니콜 키드먼이 혼자 끌고 가는 영화이기 때문이고, 비주얼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동안의 영화 중 라이언에서의 짧은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도 인생 연기를 펼쳤다. 보는 내내 안쓰럽고 안타깝긴 하지만… 그리고 윈터 솔져로 잘 알려진 세바스찬 스탠의 버키가 아닌 모습은 생소했다 :) 그가 마블이 아닌 다른 영화에 나온 작품도 본 적이 있긴 한데, 그때는 누구인지 몰랐고 인지한 상태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라이언의 니콜 키드먼처럼 중요한 배역으로 나오지만, 분량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다. 세바스찬 스탠을 보기 위해 이 영화를 택한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절대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박하사탕이 그랬듯이, 이 영화 또한 한 인물의 굴곡진 삶을 지켜보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닌 만큼 대중적인 영화는 아닐 수 있는데,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만한 영화다. 더욱이 니콜 키드먼의 팬이라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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