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림공작소 Oct 09. 2019

조커의 세대교체

여든네 번째 영화, 조커를 보고


영화를 본 지는 3일이 지났는데, 글을 쓰기가 참 힘들었다. 이런 영화를 어떻게 스포 안 하면서 글을 쓸지 고민이 됐고, 스포를 하자니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미 해석 글을 너무 많이 봐서 처음에 내가 느꼈던 게 뭔지도 잘 모르게 되어버렸다. 어느 쪽이든 글 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니, 스포를 안 하면서 글을 쓰기로 했다. 그러니 영화 아직 못 보신 분들도 걱정 마시길 :) 


1년 정도 됐을까. 조커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스틸샷이 공개되어 본 적이 있었다. 호아킨 피닉스가 조커 역을 맡았는데, 내가 알고 있던 호아킨 피닉스의 얼굴이 아니라서 놀랐었다. 와, 표정이나 분위기가 죽이는구나… 어떻게 저렇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연기를 할 수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그 후에도 잊을만하면 하나씩 사진과 예고편이 공개되었고, 정말 그 분위기는 히어로 영화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처절하고 우울했다. 예고편을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예고편은 오랜만이라서 기대와 불안감이 커졌다. 영화도 잘 나오면 다행이지만, 심각하게 폼만 잡다가 끝나는 허세 영화가 될지도 모를 일이니. 다행히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 영화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존재감이 엄청났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슬아슬했다.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의 한 남자가 어떤 방향으로 튈지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 터지기 직전의 감정이 온몸으로 뿜어져 나왔다. “다 죽여버릴 거야!”라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감정은 충분히 전달이 됐다. 사람을 죽이는 장면도 그랬다. 사실, 영화에서 사람 죽이는 장면은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존 윅이나 타란티노 영화에 비하면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정말 적은 편인데, 장면 하나하나가 굉장히 섬뜩했다. 


아서와 조커는 정말 다른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내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아서에서 조커로 변한 이후에는 더욱 인상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씬을 최고로 꼽지만, 나는 지하철을 내린 후에 걸어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장면과 계단씬은 히스 레저가 손뼉 치는 장면처럼 짤로도 많이 쓰일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히스 레저를 조커로만 기억하듯, 호아킨 피닉스도 이번 영화 덕분에 한동안 조커 역할로만 언급될 것 같다. 글래디에이터 이후 10년 넘게 코모두스 황제라고 해야 알아봤고, 약 5년 정도 전부터는 그녀의 그 남자라고 하면 ‘아, 그 사람?’ 하고 끄덕이는 정도의 인지도였다 (물론, 팬은 그렇지 않겠지만). 나도 이 배우의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앙코르 얘기는 꼭 하고 싶다. 말이 필요 없다. 컨트리 가수 조니 캐쉬는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내 멋대로 상상해버리고 마니까. 


영화 얘기 없는 리뷰가 이토록 어렵다. 시작은 조커로 시작했지만, 끝은 앙코르 영업으로 마무리 :) 




배경화면 다운로드 받기

아이폰 X (1125 x 2436), 16:9 고화질 (1080 x 1920) 이미지를 받으실 수 있어요. 

안드로이드 앱 "무비아트 월페이퍼" 를 받으시면 더욱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매거진의 최신 글


매거진의 이전글 말이 필요없는 배우와 감독의 조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