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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보드를 펼치고, 내 항해로를 점검한다.

글쓰기 30일을 다시 시작한다.

한국 새벽 2시, LA 아침 9시가 되면서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이번 주에 해당하는 코칭 스킬에 대한 브리핑이 소개 되었다. 이젠 우리들 중 한 명 Client를 자진하고, 전원이 보고 듣는 가운데 코칭 데모를 해야한다. 지난 몇 달간 나는 이 데모를 받는 것이 두려웠다. 내 마음 속 깊이 있는 내면의 문제를 드러 내는 것도 불편했지만, 수 많은 동료들 앞에서 .... 휴..... 더구나, 나도 예측할 수 없는 내 속마음이 끌어 올라와 질수도 있는 코칭이라니. Vulnerable. 그런데 오늘 새벽은 웬일인지, 손을 번쩍 들고 있는 나를 마주했다. 메스터 코치는 개구장이처럼 "이제야 나타났군. 딱 걸렸어"라는 듯이 웃었다. 나도 함께 웃어 제꼈다.


Zoom에 떠 있던 동료들의 얼굴이 하나, 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몇 명은 코칭을 받는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과연 나는 이 상황에서 편안하게 내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인가. 무척 부끄러운걸...... 아..... 괜히 손들었나..... 창피하다....... 12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가능할까? 휴..... 일단 Go! 절벽 위에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솟아 오르듯이 마음을 활짝 열고 코칭에 몸을 실었다. 나를 괴롭히는 이슈를 목구멍에서 끄집어 내었다. 흡! 다시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다시 동시에 돌리고 있다. 프로젝트 걱정에 잠을 설치는 날도 생겨났다. 일정에 못 맞추는 일들도 생겨났다. 지금 프로젝트들은 나 혼자하는 것이 아니고, 각 각 파트너가 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벗들이다. 친구들과의 우정만큼 이 친구들과 더불어서 사업도 근사하게 하고 싶다. 실망을 안겨 주어서 우정 마저 잃는 일은 피하고 싶다. 메스터 코치의 눈빛, 놓치지 않고 던지는 empowering question. Thinking loudly를 하고 있는 나. 이미 다른 동료들은 내 마음에서 아주 조그맣게 변해 있었다. 내 마음 속의 불편함이 작아진 것이다. 메스터 코치의 시선과 나의 시선은 주거니 받거니 나는 내 내면을 마음껏 휘저어 다닐 수 있었다. 마치 연 날리기 처럼 나는 훨훨 날아 오르고 내가 보고 싶은 만큼 저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코치는 "잘 보이니? 실컷 날아봐라"라는 것 처럼 연 줄 끝을 가볍게 쥐고 있는 것 같았다.


한 건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고. 우선순위를 둘 수가 없다고. 하나 하나 영롱히 빛나는 보석이라고. 나는 내가 내키는대로 내 마음 속 말들을 뱉어내었다. 어쩔려구....... 신기한 일이었다. 내 말들이 또르륵 굴러서 위치들을 정열하고 있는 것이 눈 앞에 보였다. 얼른 메스터 코치에게 내 비전 보드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이 프로젝트들이 사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키라고. 정기적인 미팅을 하면서 차근 차근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는 답을 나는 찾았다. 나의 비전 보드는 한 척의 선박이다. 보트가 아니다. 선박에는 수많은 키와 기기들이 있다. 하나 하나를 동시에 보면서 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 처음 부터 단순함은 없었다. 배가 바다에서 균형을 잡고 가기 위해선 수 만 번의 비틀거림은 필수이다.


마음이 정리가 되고 다시 바다위에서 느낄 것 같은 고요함이 왔다. 메스터 코치는 멀리 부두에서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듯이 미소로 데모를 마무리를 했다. 동료들의 얼굴이 다시 탁탁탁탁 어둠 속에서 떠올랐다. 피드백을 주었고, 제안을 했고, 내 비전 보드를 기억하는 이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연결을 지어서 커멘트를 했다. 드디어 공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muscle이 생겼구다. 와우~~~ 나를 믿고 기다려준 나 자신에게 고마웠고, 한 번도 재촉하지 않은 동료들과 메스터 코치에게서 존중을 받았다는 따스한 느낌이 전해졌다.


비전 보드를 펼쳐 들었다. 작은 규모의 폭우를 하나 견뎌낸 기분이다. 항해를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는 느낌이다. 오늘 부터 다시 30일간 매일 매일 글쓰기 작업을 신청했다. 매일 한다는 것, 이제는 안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뿌듯한 성취감을 갖는지를. 내 배는 여전히 항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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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 Picture GregoryButler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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