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거 엄마가 기다리던 메일 같은데? ICF야."
후다다다닥! 푸다다닥!
"이렇게 빨리?"
언젠가는 응시해야지, 얼른 봐야 하는데 라며 차일피일 일정을 살피고 있던 시험이었다. 두려웠던 것이다. 실망할 것이 걱정되었던 것이다. 마침 크고 작은 일들이 우수수 있어서 이 시험을 살짝 슬쩍 미루어 둘 수 있었다. 코치 트레이닝을 받을 때 master coaches들은 이 시험은 우리들에게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나는 나에게 묻고 있었다. "과연 내가 패스할 수 있을까?" 주변에서는 "굳이 이 자격증까지는 없어도"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이 시험을 응시하기 위해서는 코칭을 한 경험이 100시간을 넘겨야 했다. 코치들끼리 서로서로 client가 되어 주는 peer coaching을 했다. 나도 Peer Coaching으로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는 동료들을 찾다 보니, 가까운 싱가포르부터 멀리 터키에 있는 코치들과도 연결이 되었다. 코칭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그 사람들을 알아 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시간들도 소중했다. 이 불확실한 한 순간 한 순간들이 나를 단련시키는 시간이겠지. 캐나다인 동료 코치가 공유한 가면 증후군 Imposter Syndrome을 다룬 아티클을 읽으며 이것도 내 안에 아직 있음을 깨닫고 쓴 웃음이 떠올랐다.
바쁜 일정에 갑자기 이틀이라는 시간이 오롯이 생겼다. 교육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대안학교들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그 전날 들려오는 코로나 확진자 소식에 소식들에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기행 직전에 포기해야겠다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긴 48시간. 흠......... 가장 중요한 일로,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일을 하자. 그럼..... 시험이네....
중요한 일들을 앞두고 내 뇌를 활발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우연히 발견했다. 자연 속에서 한참을 걷는 일이다. 토요일에 충분히 쉬고, 공원으로 갔다.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내 마음을 아는지, 우연히 핸드폰에 뜬 인터뷰 영상! 터키에서 진행한 교육 프로젝트인데 정말 멋졌다. ICF 멤버인 터키 코치들과 터키인 교육자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NGO와 한 교육 기업이 터키 전역에서 교육자들과 부모, 청소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그룹 코칭을 진행했던 스토리였다. 감동이었다. 이 인터뷰를 끝까지 들으면서 초록빛을 실컷 즐겼다. 그리고, 시험공부를 했다. 터키 코치들의 사례는 내가 코치가 되어서 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을 상기시켰다. 이 시험을 꼭 통과하고 싶었다. 일요일 날도 다시 이 인터뷰를 들으면서 자연을 찾았다. 도파민이 뿜 뿜!
시험은 원래 3시간이지만, 2시간이면 거의 다 해결을 한다고 안내문에 적혀 있었다. 그런데 나는 3시간이 꼬박 다 걸렸다. 가족들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지내 주었다. 객관식이어서 그런지 결과는 바로 떴다.
휴......
다행.....
음!! 무척 좋은데!!!.......
아주 기쁜데!........
딸!!!!!! 엄마 통과했어. 이제 떠들어도 돼.
짱파!!! 나 패스! 시험됐어! 이제 마음대로 떠들어도 돼.
토요일 밤엔 시험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 일요일 밤엔 "나 시험 통과했어. 으흐흐. 딸.... 엄마 해 냈어...... 좋지? 짱파.... 나 패스야...."를 중얼중얼거리면서 또 잠을 설쳤다. 그리고 월요일 밤엔 Certificate을 받고 기뻐서 또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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