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femalewaveofchange.com/
안녕하세요, Female Wave of Change (FWoC) 의 한국 대사입니다. 오는 9월 25-26일에는 Global Conference를 개최하고, "Let's not fight the old but create the new! 낡은 과거와 싸우지 말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자!"를 주제를 중심으로 지구 상의 많은 나라들에서 살고 있는 여성 리더들의 스토리를 전 세계인들과 함께 듣고, 배울 예정입니다. 한국도 2021년에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고,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살고 있는 모습을 전 세계인들에게 소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펼쳐 주기 위해 눈부신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리더들 중 어떤 분에게 "Korean Stories"를 들려줄 스피커로 초대할지를 고심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프로그램, 부모들과 함께 성장하도록 역량 강화프로그램을 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에 있는 편견을 미래 세대들에게는 물려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분, 바로 이 분에게 제안을 드렸습니다.
질문: 어떤 분인지를 먼저 소개해 주세요. 한국에서 한부모들을 돕는 일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사) 한부모지원회 한가지의 대표인 “장희정”이란 사람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대답: 안녕하세요. 저는 한부모 장희정입니다. 제가 한부모가 안 되었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정신분석을 해주신 선생님이 저는 나를 중심으로 원심력처럼 밖으로 파급효과를 내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1살 7살 두 아이를 데리고 언어적, 정서적, 마지막엔 신체적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고 7살 큰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것을 작은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돌도 안된 아이를 데리고 이혼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원했던 이혼이지만 막상 현실은 엄청난 두려움의 벽에 부딪쳤습니다.
아이를 키우던 내가 어떻게 먹고살지?
이혼녀가 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또한 두려웠습니다. 그때의 나는 위축되고 상처 받고 가족의 지지나 지원을 받지도 못하고 그저 가장 열약한 주거에 가진 것도 없는 두 아이의 엄마로 그저 먹고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전부였던 거 같습니다. 그러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하고 지지받으며 조금씩 원래의 저로 회복되어 갔고 그러면서 내가 한부모여서 받는 편견, 불평등한 정책들, 나와 같이 힘겹게 살아갈 엄마와 아이들에게 이 편견과 불평등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그렇게 이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주변의 여성활동가들이 지지로 조금씩 성장하다 2014년 한부모 당사자 조직으로 독립하여 사단법인 한부모가족회 한가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된 건 많은 분들의 지지가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물론 그 지지는 제가 한부모인 것을 밝히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였습니다. 특히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주최했던 "한미여성세미나"를 통해서 많은 여성리더를 만나게 되었고 ‘단 1명만 바뀌어도 된다’라는 깨달음을 얻게 했고 그 당시 세미나 담당자로 모든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김대영 대표님을 만나면서 한부모들에게 기적 같은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모든 한부모에게 100% 장학지원으로 대학을 진학하게 해 주는 기회를 만나게 되었고 주변에 수많은 스승과 지지자들을 통해 성장했고 아직도 부족하지만 한부모와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고 있습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403727
https://www.ekn.kr/web/view.php?key=330266
질문: 한부모로 아이를 키우며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가 장 대표님과 자녀들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나요? 한부모로써 아이를 양육하는 다른 부모들에게 도움 될 거예요. 또, 일과 가정이 균형을 잡으려던 경험도요
대답 - 한부모가 되면서 가장 밑바닥의 생활이 시작되었었습니다.
국가에서 지원을 받아야 했고, 그건 제게 수치심을 주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시작에서도 국가에서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건 내가 무능력한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1살, 7살인 두 아이들을 돌보면서 경제적인 것까지 혼자 감당하며 살기에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무능력하다는 수치심을 갖기 않기 위해 돈을 벌 것인가? 아니면, 어린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국가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저는 이때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질 수 있는 국가의 도움을 받기로 선택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돈은 차후 내가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144
이 과정에서 여성단체를 만나고, 한부모사업에 뛰어들게 된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인권, 폭력 감수성, 성평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기회가 되었고, 아이들의 성장 시기에 맞는 적절한 돌봄은 하지 못했지만, 저의 아이들은 인권, 폭력, 성평등 감수성이 높은 사람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가정 양립은 되지 않았고, 불가능했습니다.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과 가사노동 아이들의 돌봄으로 늘 시간에 쫓겼고, 가장이자 엄마인 내가 쉴 수 있는 시간은 정말 최소한으로 살아왔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늘 아이들이 1순위였지만, 현실에서는 생계가 1순위였고 내 눈앞에 펼쳐진 다른 한부모 가족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내 가족을 돌보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차지했던 거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춘기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겪기도 했고, 그 갈등의 시간들을 보내면서 끝까지 투쟁해 준 내 아이를 인생의 스승으로 인정하고 감사하게까지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S5yIeVsQFs
질문: 한국에서는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떤가요? 이로 인해 어려움이 있나요?
대답: 한국에서 한부모에 대해 갖는 사회적 이미지는 가족을 해체한 사람! 낙인은 여성에게 붙습니다.
"조금만 더 참지~"가 사람들이 한부모들에게 흔히 하는 말입니다.
원가족(친정)에게 한부모는 가문의 수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친정 식구들이 "우리 가족 중엔 이혼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가 자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혼한 자식을 숨기려 하고, 가족 모임에도 오지 못하게 하면서, 수치스러워합니다.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자식 자랑, 아이들 자랑, 남편 자랑하기가 주제입니다. 유교문화인 가부장제에서 온 페단이 남의 시선을 더 중요시 여기다 보니, 여성이 한부모가 되면 사회적인 편견은 더 크게 놓입니다.
한부모인 여성에게 우리 사회에서 붙이는 이미지들은 부정적입니다.
"사별"로 한부모가 된 것 상황에 대해 남편을 잡아먹은 여자, "이혼"은 여자가 드세서, 참지 않은 여자, "미혼"은 여자가 자기 몸 간수를 못한 문란한 사람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한부모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한부모인 것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려 하고 장애인, 다문화처럼 드러나 보이지 않으니, 더 감추려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행동에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나타나고, 그것이 편견이 되고, 그래서 이 악순환이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기 힘들어 숨기려고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그럼에도 원가족의 지지와 위로는커녕 주변의 친지, 지인들도 지지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한부모 자조모임에서 서로 위로하고 지지하며 그 상처를 치유하자는 것입니다. 한부모가 된다는 건 남보다 못한 가족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https://brunch.co.kr/@gllgleader/309
질문: 한부모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다른 나라의 상황과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나요?
대답: 한부모는 아이를 책임지는 여성입니다. 이 여성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우리 자녀들에게도 전달되고, 결국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한부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성으로 제한해서 바라보는 시선이 더 강합니다. 가정을 해체한 여성, 기존 가부장에 도전하는 여성 그래서 부정적이고 드센 여자들의 이미지들입니다. 부, 모가 누구냐에 따라 아이들이 받는 사회적 대접이 달라지는 사실에 저는 가슴이 아픕니다. 해외의 다른 나라는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고, 싱글맘인걸 오픈하는 것에 사회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당사자와 주변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싱글대디들에게 어떤 지원이 있는지, 그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역시 궁금합니다.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의 형평성에 관한 부분이 너무 궁금합니다. 둘이 살고 둘이 버는 맞벌이와 혼자 살고 혼자 벌어서 사는 한부모에 대해 육아휴직이나, 혼자서 모든 걸 책임지는 부분에 대해 국가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질문: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입니다. 해외에서 장희정 대표님에 대해 알게 되고, 한가지를 지지하게 되는 사람들이 한국의 한부모들, 한부모가족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대답: 세계의 한부모들이 함께 연대하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한국에는 한부모가족의 날이 2019년 5월 10일에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해외에도 한부모가족의 날이 3월 21일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부모로 성공하신 분들이 한부모임을 밝히고 지지하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선 저소득 한부모만 지원을 해서 지원을 안 받는 한부모는 한부모임을 인정하지 않고 별개의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부모가 한부모를 지지하고 응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한부모를 지지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해외 브랜드의 매장이나 다국적 기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에서 한국의 한부모들에게 시간과 급여, 복지 등이 적절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면 좋겠습니다.
한부모에게 1순위는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뛰어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밥먹이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늘 자리 잡고 있지만 생계문제로 집 밖으로 밀려날 때마다 엄마들은 죄책감과 미안함에 힘들어합니다. 이런 마음은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키우는데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안정적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해외 브랜드의 매장이나 다국적 기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에서 한국의 한부모들에게 시간과 급여, 복지 등이 적절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면 좋겠습니다. 한국 기업들에서는 한부모를 채용하면 아이들 때문에 제대로 근무를 못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우리가 가장 최전선에 있는 가장임에도 우리의 책임감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안정적 직장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환경에 안정감을 갖도록 만들어 주고, 성장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한국의 한부모 사업은 새로운 판을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여성단체 활동을 할 때 급여를 받고 일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직업을 가지고 주중에는 그 일을 하면서 주말에 한부모 사업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도 대단한 성공이라고 감탄합니다. 한국의 NGO는 무척 열악합니다. NGO 활동을 봉사활동이라고 여기고 좋은 일을 한다고 칭찬합니다. 한부모사업을 전업으로 하는 국가 기관은 전국 통틀어서 단 2곳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부모에게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을 아는 한부모 당사자들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지지하기 위해 시작한 한부모 당사자 조직이 생겨나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부모 당사자 조직은 다른 NGO보다 더 열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내어 놓고, 지키고 있습니다. 전국에 단 10곳뿐인 이 당사자 단체들도 얼마나 지속할지는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당사자들에게 인건비가 주어진다면 한국의 한부모 사업은 새로운 판을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정부에서 프로젝트를 공모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건비보다 사업비만을 주는 프로젝트들이어서 겨우겨우 한부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한부모 당사자들이 뼈를 갈아 넣는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5/452821/
- (사)한부모가족회 한가지 장희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