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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May 17. 2019

쓸데없는 시간들이 쌓여 쓸모를 찾는 순간

듀오링고?? 젬베?? 나 바쁜거 안 보이니?

일본어? 내가 왜 해? 하루 10분만 하면 된다는데 난 1분이라도 일본어가 소용이 없는데 뭐하러? 무료 앱인건 반가운데, 나는 누가 내게 돈을 줄테니 일본어를 배워라고 해도 배울 이유가 없었다. .런.데...  밤 11시가 되기 전에 듀어 링궈를 했는지 가족들과 확인하는 내가 되었다. 뭐지?


짱이는 젬베를 배우고 싶다고 노래를 한지 몇년이 되었다. "그래, 홈스쿨인데 너 하고 싶은거 해 봐라!"는 마음으로  우연히 페북에서 젬베 레슨 광고를 봤고 토스했다. 녀석은 매일 저녁, "신청했어?"라고 집요하게 묻는다. "진짜 너만 해라. 그럼, 당장 신청해 줄께. 같이 가서 밖에서 기다려 줄께." 녀석은 막무가내로 나도 같이 배워야 한다고 억지를 부렸다. 결국 내 인생에도 젬베가 들어왔다. 대체 왜?


듀어 링궈는 사람들이 빠지게 하는 묘한 게임의 법칙을 쓴다. 매주 무작위로 참여자들을 70명 정도씩 묶어서 서로 얼마나 언어를 연습하는지 실시간으로 포인트로 비교하게 한다.  묶음 마다 매주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의 레벨상에서 순위를 다투는 사람들이 있다. 짱이와 짱파도 알고보니 이 부류였다. 부녀는 밤잠을 아껴가며 기어이 1등의 자리를 지켰다. 이 모습이 나에겐 좀 어이가 없었고 의외였다. 루비 사파이어 죤에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월드챔피언전을 펼쳤다.  굳이?


녀석은 만사를 제쳐두고 이 쟁탈전에 무수히 많은 시간을 부었다. 아니, 쏟아 부었다는 말이 더 적절할듯. 그래, 고등학교에서 제 2외국어를 하니, 스페인어 하나쯤은 저렇게 해 두어도 좋겠다. 그래도 저게 최우선으로 중요한건 아닌데 왜 저 아이는 저렇게 몰입을 하는거지?


젬베수업 때 난 땀을 뻘뻘 흘리며 리듬을 익히고자 애쓴다. 녀석은 베짱이답게 가볍게 젬베를 두드리고 젬베소리는 아름다운 울림을 낸다. 선생님은 나에게 "힘 빼세요"를 외치신다. 나도 힘빼고 껄렁껄렁 널널하게 건들거리고 싶다.  신나게 두드리고만 싶다. 그 날이 올 때까지 난 젬베를 두드린다.  힘빼자.


쓸데없다고 생각한 이 시간들의 의미를 나는 찾을것만 같다. 그나저나 어떻게 손에 힘을 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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