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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식탐의 상관관계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물 갖다 줄게 물 먹어.

—아내



묵상

요즘 다시 군것질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도 먹고 밤에도 먹어요. 다이어트 중이라 한동안 야식 끊고 낮에도 평일에는 간식 안 먹었는데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졌어요. 생각해보면 운동을 쉬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시 군것질에 손을 댔어요.


살을 빼려면 먹는 걸 줄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하죠. 운동은 그다음이고요. 많이 먹으니까 살이 찌고 안 빠지는 거래요.


사실 제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아니, 다이어트 목적이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일로 뭉친 몸을 풀고 활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게 일차적인 목적입니다. 그래서 운동하는데 살이 안 빠져도 크게 실망하지 않아요. 언젠간 빠지겠지 하고 편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살을 빼긴 빼야 해요. 배가 너무 나왔어요. 그래서 먹는 걸 줄였는데요, 말씀드렸다시피 최근 들어 봉인된 줄 알았던 식탐이 다시 풀려났습니다. 또 막 먹기 시작했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운동을 쉬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일이에요. 아킬레스건염이 재발해서 운동 가기가 싫어서 안 가거든요.


그러고 보니 운동과 식탐의 상관관계가 보입니다. 운동할 때는 군것질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게 쉬웠어요. 운동으로 소모한 칼로리가 아까워서요. 이거 먹으면 1시간 운동한 거 말짱 꽝이다, 싶어서요. 근데 운동을 안 하니까 아까울 것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거리낌 없이 먹는 거예요. 어차피 안 하는 운동 이거 먹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잖아, 하는 거죠.


아, 한동안 운동 잘 다녔는데 빌어먹을 아킬레스건염 때문에 운동 의지가 다 박살 났어요. 내가 뭐 엄청 운동을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그놈의 병은 왜 생겨갖고! 하아, 생각할수록 열 받네. 이럴 때는 매운 라면 한 그릇 끓여먹는 게 최곤데 옆에서 아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어서 물이나 마시고 자겠습니다.



기도

아킬레스건염 빨리 낫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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