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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이 될 소설을 찾았습니다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조너선 에임즈는 정통 느와르를 매우 능수능란하게 전개하고 있다. 얼마 안 되는 분량으로 300쪽이 넘는 소설을 뛰어넘는 굉장히 눈부신 범죄 소설을 완성해냈다.

—⟪타임스⟫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



묵상

저는 리 차일드의 소설 잭 리처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전직 군인인 주인공이 매번 우연히 휘말린 사건을 해결하며 악당들을 처단하는 내용입니다. 처단이라는 말로는 부족해요. 아주 개박살을 냅니다. 어디 하나 못 쓰게 만드는 정도로 끝나면 자비를 베풀었다고 해야 할 만큼요. 어느 장면에선가는 승용차에 악당들을 태워 놓고 주유구에 불을 질러 통구이로 만들어버리죠.


전 그렇게 악인에게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주인공이 좋아요. 현실에서는 그런 통쾌함을 못 느끼잖아요. 현실에서는 콱 뒈져버렸으면 좋을 놈들이 적당히 형기 채우고 반성도 없이 다시 사회로 나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 그렇다고 죄지은 사람을 다 죽여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반성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봐요. 소설처럼 자력구제가 횡행하는 사회를 원하지도 않고요. 다만 소설은 현실이 아니니까 그 속에서는 현실에 없는 통쾌함을 느끼고 싶다는 거죠.


제가 쓰고 싶은 소설도 그런 화끈한 액션 활극입니다. 그리고 오늘 롤모델이라고 할 작품을 찾았어요. 조너선 에임즈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입니다.


이 책이 롤모델인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분량이 150쪽 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 기승전결이 있고 악의 무리를 개박살 내는 화끈한 액션이 다 담겨 있어요.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배경 묘사와 인물 소개를 최소화했기 때문입니다. 레몬즙을 짜듯 액기스만 꽉 짜서 넣었어요.


그렇게 짧은 분량임에도 호평을 받았고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딱 제가 원하는 겁니다, 긴 소설은 쓸 생각만 해도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짧은 소설도 잘만 쓰면 영화화되고 외국에 번역될 정도로 잘 팔린다니 희망이 보이네요.


일단 이 책처럼 150쪽, 약 5만 자 분량의 소설을 목표로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다짐

10월까지 습작 한 편을 완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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