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뭐 하고 놀까?"
첫째의 주말 첫 대사다. 모든 토요일과 일요일이 마찬가지다. 해만 뜨면 눈을 번쩍 떠 갖고는 아빠한테 저렇게 묻는 거다.
그러면 나는 속에서 천불이 난다.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애들이랑 부대낄 거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아빠가 너랑 놀아주는 사람이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다.
하지만 꾹 참는다. 혹시라도 자신이 아빠에게 짐스런 존재라고 생각할까 봐. 솔직히 좀 그런 면이 있긴 하지.
오늘도 아침부터 밤까지 애들 낮잠 잘 때 잠깐 눈 붙인 거 빼면 내 시간 없이 애들한테 치였다. 평일은 첫째가 유치원이라도(그리고 둘째도 이번 달부터는 단 한 시간이나마 어린이집이라도) 가지, 주말은 그냥 풀타임 육아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이 뭔지 나는 애가 생기고서야 알았다.
여하튼 그렇게 쎄빠지게 육아하고 밤에 첫째를 눕혀놓고 책 읽어주고 이제 그만 자라고 불 꺼놓고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자니 갑자기 내 목에 제 팔을 척 얹는다.
뭐냐고 물으니까
안아주려고, 랜다.
솔직히 가슴이 좀 찌리리했다.
아침 첫 대사와 맞춰보면
병 주고 약 주고
참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