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한 달째 약을 먹는다. 감기 왔다가 중이염 왔다가 또 감기 오고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저녁에 약을 타서 먹으라고 줬더니 뚜껑을 열다가 반은 쏟아놨다. 성질이 나서 그걸 왜 쏟냐고 버럭했다. 그러니까 제 딴엔 닦는다고 손으로 훔치는데 그걸 보니까 또 울컥해서 그걸 맨손으로 왜 건드리냐고 윽박질렀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려면 넘어갈 수 있는 건데 요 며칠 몸이 너무 피곤하고 또 이달 말까지 마감인 작업이 있는데 일할 시간이 부족해 진도는 안 나가니까 스트레스가 가중돼 참질 못했다.
애한테 화내면 기분만 잡치니까 참아야지 하면서도 또 참으면 계속 쌓여서 언젠가 폭발한다. 애 때문에든 뭐 때문에든 마음에 쌓이는 찌꺼기를 적당히 내보낼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진짜 딱 일주일만 혼자 지내면서 일도 안 하고 마냥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