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가서 주 2회 오는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요즘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니까 열심히 하면 안 된단다. 그럼 다친다고. 열심히 말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러고 보니 나는 운동을 열심히 안 하고 있다. 적당히 하고 있다. 힘들면 개수 못 채워도 포기하고 무게 욕심도 크게 안 낸다. 대신 꾸준히 나가려 한다. 일주일에 최소 4일은.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렇다. 100일 넘게 매일 그릴 수 있었던 건 열심히 안 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틀어놓고 설렁설렁 그린다. 못 그리는 거 인정하고 적당히 그린다. 애초에 제목부터 <못 그려도 GO>로 박아놓고 시작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열심히 안 해도 꾸준히 하니까 근육량도 늘고 그림 실력도 늘었다. 여전히 배 나온 아저씨고 여전히 그림은 어설프지만 시작할 때보단 발전했다. 앞으로도 그저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