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 애들 데리고 돈까스 먹으러 갔다. 돈까스가 나왔는데 끄트머리 조각에 시커먼 머리카락이 끼어 있었다. 머리카락을 들어올리니까 돈까스 조각이 딸려 올라와서 대롱대롱.
머리카락 나왔다고 말하니까 새로 해준다는 걸 됐다고 했다. 돈까스도 맛있고 우동도 맛있어서 애들이 꿀떡꿀떡 먹었다.
계산하려니까 돈까스값 빼준다는데 됐다고 했다. 그럼 우동값이라도 빼준다는 걸 됐다고 했다. 에이 돈까스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겨우 한 조각 못 먹은 건데.
그런데 지금 문득 드는 생각. 혹시 그 머리카락이 길어서 다른 조각에도 들어 있던 건 아닐까? 고기 자를 때 같이 잘려서 미처 못 봤지만 한 10센치쯤 들어 있었다면? 됐어 머리카락 먹는다고 안 죽어. 거기도 뭐가 됐든 영양소 들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