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5층인데 애들이 밖에서 엄마아빠 부르는 걸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엄마아빠가 창가에 와서 자기를 부르고 손 흔들어주는 걸 좋아한다.
오늘은 저녁에 장모님이 애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가시고 나는 둘째 좀 늦게 일어나라고 안방 창문에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뽁뽁이를 붙이고 있는데 밑에서 첫째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솔직히 귀찮았다. 귀찮아서 못 들은 척했는데 계속 불러서 결국 창가에 가서 화답해줬다. 그러니까 좋아한다. 둘째도 따라서 아빠를 부른다.
나도 좋긴 한데 귀찮다. 솔직히 말하면 애들이 나를 찾는 게 귀찮다. 그냥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특히 주말에는.
육아 선배들 말 들어보면 이것도 다 한때고 나중엔 아빠엄마 부르기는커녕 같이 있으려고다 안 한다고, 지금이 좋을 때라고 하지만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