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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Feb 03. 2024

아침부터 지랄발광하는 아빠



아내가 새벽같이 출근하고 그 바람에 일찍 일어난 애 둘 아침 먹이고 가방 싸고 약 먹이고 싸우는 거 뜯어 말리고 주방 정리하고 말 시키는 거 다 받아주고 싸우는 거 뜯어 말리고 나 이 닦고 머리 감고 옷 입고 싸우는 거 뜯어 말리고 도망 다니는 거 붙잡아서 옷 입혀서 드디어 신발 신겨서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하 신발 하필이면 신발장 앞에서 첫째가 둘째를 냅다 밀어서 둘째는 엉엉 울고 나는 아침 두 시간 동안만 아니라 지난 며칠간 어떻게든 웃으며 꾹꾹 참았던 분노가 기어이 폭발해 허공에 두 발로 뛰어들어 하늘로 주먹질을 하며 애플워치가 소음이 너무 심해 30분 이상 들으면 청력에 손상이 온다고 경고할 정도로 괴성을 질러댔다.


그러고서 숙취처럼 밀려오는 자괴감. 결국 아빠가 심하게 화내서 미안하다고 달래서 등원시키고 기분 좀 풀겸 스타벅스에 가서 일하는데 음료도 맛없고 매장도 춥고 일도 영 손에 안 잡혀 한 시간도 못 버티고 집에 왔다.


하루 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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