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Inside]

초대장

by 글쓰는 몽상가 LEE

여기는 빛이 거의 닿지 않아요.

답답할때도 있지만 아주 미세한 빛줄기가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름 낭만적이에요.



저는 기록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음.. 그러니까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기록하죠.

쉽게 말해서 역사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사관(史官)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외부인들은 보통 우리가 시각이 퇴화됐을거라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답니다.

전해 내려오는 해서(海書)에 따르면, 시력을 쓸 필요가 없을 때 에너지를 저장해두면

천리 밖 상황까지 관찰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어요.



아직까지 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충분히 가능할거라 생각해요.


만약 심해어(深海語) 해독만 가능하다면 당신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을거에요. 물론 우리가 있는 곳까지 도착하는게 우선이겠지만요.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탐사선이 이곳을 방문하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적어도 제가 방문자들을 직접 본적은 없으니까요.



작은 팁을 드리자면 무지개가 뜨는 날 수평선 끝에서 번쩍이는 푸른 섬광을 발견하는 그때가 출발 신호니까 꼭 기억해두세요.



푸른 빛은 우리가 있는 곳이랑 많이 닮았거든요.

도착만 하신다면 발광(發光)하는 저를 금방 발견할 수 있겠지만

혹시 자리를 비웠을 때 오실 수도 있으니 안내문을 걸어 두고 갈게요.

부디 살아있는 채로 해서(海書)의 한 페이지를 채우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네요.









*글 쓰는 몽상가 LEE의 메시지:


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우주만큼이나 심해도 미지의 세계라고 할 수 있죠!

심해는 우주보다 탐사조건이 까다로워서

인간이 심해와 해양생물에 대해 알고 있는게 1%정도 될까말까 한다고 해요.


그만큼 미스테리하고 두려운 공간인 심해..

이 글을 상상하면서 쓸 때도 숨이 막히는 듯 했답니다.


사실 저는 물을 무서워하는데요.

9살 때, 계곡 물에 빠진 적이 있었어요.

나오려고 발버둥 칠수록 밑으로 끌여들어가는 기분과

물밖을 바라보았을 때, 모자이크처럼 풍경이 일그러지는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아요.

수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9살때 물에 빠졌던 꿈을 꾸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보다는 '바다'를 좋아하는데,

닿을 수 없는 곳에 대한 신비로움에 끌리는 것 같아요.


인류가 탐험하지 못한 심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칠흑같은 어둠과 고요만이 존재할까요?


심해 세상도 인간의 역사처럼 엄청난 서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들만의 언어로 기록한 해서(海書)가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죠!

세상에 대한 수수께기가 풀릴지도 모르겠어요. :-)


독자님들!

날씨가 많이 무더워졌는데, 제 몫까지 시원한 바닷물을 떠올리면서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몽상 인사이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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