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에리 증후군
모차르트의 천부적인 재능을 질투한 살리에리.
우리는 어떤 분야에서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1인자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가진 질투의 감정을 살리에리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러나 살리에리 또한 모차르트 못지않게 천재였다는 것이 함정이다)
예술계에서는 특히나 애매한 재능은 신의 저주라고 하기도 한다. 재능이 있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져 무엇도 될 수 없는, 신의 저주라고 할 만큼이나 큰 고통을 초래함을 알 수 있다.
타고난 능력이 있어도 연습하고 노력해서 더 빛을 발하는 거겠지만 어쨌든 타고난 능력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그러나 이것은 예체능계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 일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이다.
각 분야에서 사람들이 이름만 듣고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요즘은 플랫폼의 발달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서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 많지만 순수 업적과 능력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유명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애매한 재능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
나는 이런 애매한 재능조차 가진 사람들이 부럽고 대단해 보인다. 애매한 재능이라고 하는 것도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가 정해놓는 부분이 크지 않을까 싶다.
그림, 노래, 공부, 언변 등 모든 분야를 어렵게 해내는 내 입장에서는 조금의 재능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친구와 도자기 공방체험을 간 적이 있는데, 둘 다 처음 배워보데도 친구는 금세 배워서 뚝딱뚝딱 잘 만들어냈다. 나는 시작부터 모양을 잡지 못해 결국 선생님의 도움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때 한창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탐색하는 시기여서 '나는 만들기조차도 소질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시무룩했다.
나 혼자 체험했으면 이런 기분이 덜했을 수도 있는데, 뭐든 잘 만들고 잘하는 친구와 비교하다 보니 더욱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공방 선생님: 두 분 다 잘 만드셨네요! 글몽이님도 초반에만 제가 모양 잡는 거 도와드린 거지 나머지 부분은 스스로 잘하셨어요!
눈치 빠른 선생님은 내 미세한 표정을 읽으셨는지 위로를 건네셨다.
'애매한 재능'이라는 건 결국 상대적인 것이다. 타인의 재능과 비교하기 때문에 내가 가진 능력이 부족해 보이고 초라해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1%라도 재능은 재능이다. 0%가 아닌 이상, 재능을 가진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비교대상이 없다면 '애매함'이라는 타이틀은 의미가 없다. 그냥 재능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브런치만 봐도 글 쓰는 재능이 엄청난 작가들이 많다. 많은 구독자와 높은 브런치 완독률이 납득 가는 글들이 매일 쏟아진다.
상대적으로 내가 쓴 글과 비교하면서,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의심이 시작된다.
브런치 작가에 승인이 되었고 현재 나의 글을 꾸준히 읽고 공감해 주는 독자님들이 있는 것을 보면
소질이 영 없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물론 책을 출판하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유명한 작가가 된다면 좋을 것이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레 이루고 싶은 목표일 테니까.
베스트셀러가 가치 있어 보이는 이유는 수많은 책과 글 중에 말 그대로 눈에 띄는 재능이기 때문이다. 10명 중 10명이 다 뛰어나면 베스트가 의미가 없겠지.
베스트는 베스트대로 뛰어난 재능인 것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고, 각자 가진 재능은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고 해서 애매한 것은 아니다. 물론 정신승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떠한가. 그것으로 밥벌이를 못하더라도 재능으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즐길 거리'가 생기지 않는가.
우리 모두에겐 최소 1%라도(0.1%라도) 어떠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자신의 기준과 세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할 뿐. 그리고 아무리 99%의 재능이 있더라도 자신의 기준치가 한없이 높으면 만족이란 없을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스스로 기분이 좋아지고, 또 누군가는 그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이 즐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 커버 이미지 출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