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주의보

대학원생은 티켓팅 준비를 하시오.

by 글쓰는 몽상가 LEE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를 위한 치열한 수강신청 티켓팅이 돌아왔다. 1학기에 이미 경험해 봐서 나름 전략이 생겼달까. 어떤 과목을 먼저 선점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역시나 수강신청은 평일 10시 정각! 근무시간이므로 외출을 내고 근처 피시방에 가서 수강신청을 준비한다.


과연 2학기 수강신청도 무사히 할 수 있을까?






2학기부터 임상과 상담의 진로에 따라 수강과목에 조금씩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임상 쪽에 좀 더 주력하고 싶은 사람은 학회에서 요구하는 이수과목을 충족해야 하므로 임상 관련 과목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상담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사실 2학기까지도 내가 임상에 더 관심이 있는지 상담에 관심이 있는지 명확히 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웬만하면 임상과 상담에서 모두 이수가 충족되는 과목을 신청하려고 했다.


2학기에 선택한 과목은 심리평가, 투사평가,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였다.


심리평가는 임상심리학자의 고유 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핵심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무의식적인 동기와 욕구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 심리평가는 임상심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고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과목 중 하나이다. 이 과목 또한 매년 수강신청이 치열하다고 해서 가장 먼저 선점해야 하는 과목 1순위었다.


투사평가는 임상, 상담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르샤흐(Rorschach) 검사, TAT, HTP, SCT 등 투사검사의 실시, 해석방법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다. 이를 통해 내담자의 무의식적인 내면과 문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 보고서 작성법과 교수님의 슈퍼비전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라 심리평가와 함께 수강하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2번째 과목으로 정했다.


*참고

투사검사

우리가 알고 있는 MMPI-2(다면적 인성검사), TCI(기질 및 성격검사)처럼 자기 보고식 검사가 아닌 모호한 자극을 제시함으로써 피검자의 자유로운 반응을 통해 무의식적 성격 특성 및 내면의 동기, 문제를 파악하는 심리평가 방법이다. 자기 보고식 검사와 함께 사용되어 내담자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만 검사자의 역량에 따라 결과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와 타당도가 낮은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는 1학기에 수강한 정신병리학의 한 연장선이기도 하고, 정신병리학을 강의하셨던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수업이라 흥미가 생겨 신청하게 되었다. DBT는 자해와 자살 및 심각한 위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를 가진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인지행동치료이다. 경계선 성격장애뿐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 기타 성격장애 등의 다양한 정서조절장애를 치료하는 접근으로 활용되고 있어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렇게 3가지 과목을 결정했고, 수강신청 D-DAY가 되었다. 혹시 3과목 중 선택하지 못한 과목이 있을 수도 있기에 플랜 B도 대비해 두었다.


드디어 수강신청시간이 다가왔다. 9시 59분이 되니 두근두근거렸다.


출처: unsplash


09:59:59

10시 땡! 이 순간만을 기다린 광클릭이 시작되었다.


출처: 대학일기



10시가 되자 로그인부터 느려지는 게 보였고 화면 로딩이 길어지자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새로고침을 누르면 대기시간이 더 늘어나니까 F5는 절대 누르면 안 돼!'


1학기 수강신청 때보다 더욱 느려진 화면로딩에 불안해졌는데 새로고침을 누를 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냥 화면만 띄운 채 기다리니 글자가 하나씩 하나씩 나타났다(BTS콘서트도 이 정도는 아닐 듯한데).


과목 3가지 중에 제일 먼저 마감될 심리평가-> 투사평가 순으로 신청을 했다. 심리평가는 남은 수강인원 2명을 두고 겨우 선택할 수 있었다. DBT는 두 과목에 비해서는 수월하게 신청할 수 있었다.


2학기 수강신청도 성공이다!

이제 1학기때처럼 수업 듣고 과제와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 강의계획서를 읽어보니 내용을 잘 몰라도 어렵고 할 게 많다는 건 직감할 수 있었다. 그래도 뭐 열심히 해야지.




수강신청은 10시 20분쯤 되면 거진 마무리가 된다. 보통 원하는 과목이 비슷하기 때문에 수강신청에 성공한 사람과 하지 못한 사람으로 금방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단톡방은 수강인원을 늘려달라는 의견과 조교의 답변으로 채워진다. 1학기때를 보면 어렵긴 해도 대부분은 교수님들이 수강인원을 늘리거나 분반을 신설해 주는 대안을 마련해 주신다.


그래서 2학기에도 학생들이 큰 걱정은 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정 안되면 다음 학기에 들어도 되니까. 사실 별거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그냥 소소한 성취감이랄까.

‘회사에 외출내고 피시방에서 광클릭한 보람은 있구나!’


이제 다시 시작이다!



얼굴 초췌해질 준비 완료.
공부와 시험에 집중할 준비 완료.
친구들과의 만남은 잠시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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