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도 흥미로운 검사와 평가
2학기는 한마디로 '평가 밭'이다.
앞선 에피소드에서도 알 수 있듯 수강신청 과목 중 2가지가 평가와 관련된 과목이기 때문이다.
심리평가는 개인의 성격, 정서, 지능 및 인지 능력, 행동적 특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며, 주로 다음과 같은 검사를 한다.
객관적 검사 (예: Wechsler Scales, MMPI, MBTI, TCI)
투사검사 (예: 로르샤흐 검사, TAT, 문장완성검사 등)
행동관찰, 면담
신경심리검사
투사검사는 대표적으로 잉크반점테스트인 로르샤흐 검사와 TAT(주제통각검사), SCT(문장완성검사), HTP(집, 나무, 사람) 검사가 있으며 개인의 반응을 통해 무의식적 욕구, 갈등, 방어기제, 성격 구조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즉, 심리평가라는 큰 틀 아래 투사검사는 검사 방법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객관적 검사는 구조화된 질문과 명확한 채점 기준을 바탕으로 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성격, 정서 상태, 인지 기능 등을 측정한다.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되어 있다. 또한 채점 매뉴얼 명시되어 있어 검사자 간의 차이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내담자(피검자)가 문항에 대해 좋은 인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응답을 조작할 수 있고 무의식적인 갈등이나 욕구를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다음은 대표적인 객관적 검사인 MMPI-2의 결과 샘플이다. 아래와 같이 피검자가 응답한 항목에 대해 임상 척도와 타당도 척도로 파악할 수 있고, 이는 개인의 심리적 특성과 정신병리적 경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투사검사는 객관적 검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데, 내담자의 자유로운 반응(이야기, 그림 등)을 통해 무의식적 욕구와 갈등, 문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내담자마다 응답이 다양하므로 주관적 해석이 필요한데 검사자의 역량이나 해석의 관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음은 대표적인 투사 검사인 로르샤흐 검사의 예시이다(*해당 카드는 검사의 오염을 막기 위해 실제검사에서 사용되는 카드가 아닌 잉크반점 검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임, *출처: 로샤검사, 특징).
심리평가를 공부하기 전에는 신체검사처럼 심리도 검사를 통해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진단하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심리평가는 단순히 수치나 결과만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검사와 면담, 행동관찰 등을 통해 내담자의 삶의 맥락과 경험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심리평가 과목은 객관적 검사와 투사검사를 종합한 검사답게 과제도 각각의 검사를 실시하여 심리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학교에서 재학생들에게 검사도구를 대여해 줘서 검사를 실시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웩슬러 지능검사 도구가 생각보다 많은 도구와 무게가 있어 놀라웠달까(007 검정 가방에 도구들이 담겨있는데 사실 검사도구 자체보다 007 가방무게가 절반은 차지하는 거 같다).
내가 실시했던 검사는 MMPI-2, TCI, 웩슬러 지능검사, 로르샤흐 검사, HTP, SCT였고, 이번 검사 대상도 역시 일반 내담자가 아닌 주위의 지인을 대상으로 했다(생전 처음 받아보는 검사를 선무당인 내게 받았을 지인에게 괜히 미안해졌다).
매뉴얼이 익숙하지 않아 보면서 하느라 시간도 두배로 걸렸던 것 같고, 어설프게 그렇게 그렇게 내 비공식적인 내담자의 심리검사가 진행되었다(과제 작성에 대한 에피소드는 다음번 화에 이어서).
투사평가 과목은 로르샤흐 검사, HTP(집, 나무, 사람)를 중점으로 배웠는데 로르샤흐 검사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신선한 충격이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전공책 자체가 매뉴얼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걸 개발한 사람은 대체 어떻게 한 걸까.라는 생각이 절로든다. 검사의 오염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로르샤흐 검사는 많은 공부와 숙련이 필요한 검사이다. 내담자의 무의식적인 생각을 알 수 있는데 분명 도움이 되는 거 같지만 검사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검사라고 할 수 있겠다.
임상심리를 전공하고 이 길로 나아가려면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심리평가에 대한 숙련이 매우 중요하고 필수이다.
과연 2학기 나의 운명은?
*수강신청 과목 중 DBT에 대한 내용은 다음 화에 연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