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처럼 채워도 채워도 충족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마르지 않는 샘처럼 굳이 채워주지 않아도 좋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끊임없이 뭔가를 갈구하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 그 어떤 것을 가지게 되더라도 끊임없이 부족한 것을 찾아내어 호소하고 불평한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주변을 매 말린다. 사람이고 물건이고 할 것 없이 풍요로운 무엇을 앗아간다.
반대로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사람은 주변을 북돋운다. 부족함을 즐기고 부족해도 베풀고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함께 일 때 절제한다. 부담 주지 않고 저버리지도 않고 중심을 잡아주고 중심을 유지한다.
이 양 극단의 부류가 각각 어떤 비중으로 세상에 존재하는지는 모른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인다. 다만 느껴지는 위력,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다. 밑 빠진 독 같은 사람은 단 한명만 존재해도 주변을 두려움으로 채운다. 그래서 무섭다. 한 명이 무섭다. 아마 생을 마감할 때까지 우주를 다 갉아먹을 기운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사람은? 글쎄다. 안 좋은 게 더 잘 보이는 인간의 본성 때문인지 그런 사람은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있는지 없는지 잘 분간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샘 같은 사람을 귀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 존재가 값지고 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 사람을 귀한 사람이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흔치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더 귀중하게 느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샘 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밑 빠진 독 같은 사람을 다 덮어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그런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귀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