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디 떡이라는 말이 있다. 가만 보면 맞는 말인 경우가 많다. 싼 것 자체로 증명될 때도 있겠지만 반대로 값어치가 좀 나가는 물건들을 이용할 때 증명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휴대폰 요금제 같은 경우다.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VIP 혜택으로 영화나 커피를 한 달에 한 번 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할인이 아니라 무료 제공이라는 점이다. 할인은 돈을 버는 것 같지만 결국은 소비다. 어차피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데이트 겸 영화를 볼 텐데 12,000원 정도가 절약된다면 어중간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VIP 요금제를 사용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싶다.
우리 형의 차 폭스바겐 골프는 연비가 말도 안 되게 잘 나온다. 18km/L라고 나와있는 계기판을 보고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정도면 차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한 달에 십만 원에서 이십만 원은 주유비를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차라는 게 적어도 5년 이상을 타는 게 보통이라고 본다면 그것만 해도 벌써 5백만 원 이상이다. 거기에 엔진오일 교환은 평생 무료라고 하니 몇 백만 원 저렴한 차보다 결과적으로 훨씬 더 이득인 일일 수 있는 것이다.
집도 그렇다. 대충 지어지거나 급하게 지은 옛날 집들은 단열이 좋지 못하다. 난방비로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 이전에 이사 오기 전 집이 그랬다. 엄마 말로는 한 달에 몇 십만 원씩 가스 요금이 나왔더랬다. 지금 사는 집은 그런 면에서 훨씬 나은지 요즘엔 가스비가 한 십만 원 돈 나오는 눈치다. 실제로 느끼기에도 집이 이전보다 따뜻한 느낌이다.
참 얄팍한 급여 덕분에 어떻게 하면 소비를 줄일지가 나의 요즘 고민이다. 그러다 보면 간혹 겉으로 드러나는 저렴함에 매몰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렇듯 값싼 것을 쫒는 것이 능사는 아닌 때가 많다. 어리석음의 순간은 항상 나를 찾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깨달았던 것을 망각할 때, 그 순간을 비집고 어리석음이 내 삶으로 흘러들어온다.
마음마저 가난해지지는 않고 싶다. 넘치던 부족하던 삶의 지향점은 풍요로움이다. 싼 게 비지떡이고, 저렴함만을 쫒다 보면 어느 순간 가난함에 도달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