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그렇다고 지구가 멸망하진 않으니까요.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하는 연습.

by 글객

to Globe
by Logic
from Originality

누구나 독창성이 있다
그것이 논리를 만나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GLO 해내고 싶다.





1.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해야 한다.


허지웅 작가의 저서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는 다음의 문장이 나옵니다. 책을 읽은 지 몇 년은 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과 앞뒤 설명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도 제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중요한 문장 중의 하나입니다. 책의 제목에 걸맞게 인생이라는 게임을 어떻게 버텨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푸는 하나의 실마리가 되어주는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해야 한다.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것은 아마 우리 삶에 주어지는 모든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기저의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 수준 높은 정신상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풀어서 설명하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말이 되지 않을까 생각니다.


어떤 과업을 수행하던지, 시간의 경과와 관계없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주어진 시간과 확보된 자원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인지해내며, 최후의 순간까지, 논리로써 상황을 판단해 나가야 한다.


인생을 삶에 있어 런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감정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시작하는 순간 인생의 위기에서 운이란 녀석은 나 자신을 회피해버리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감정이란 방심이나 공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2. 최악의 순간을 상정하고 운 때를 기다린다.


여기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하나 있습니다. 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됐고 그 명성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방영(투니버스)된 적이 있는 [카우보이비밥]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인간의 삶의 영역이 태양계로 확장된 세상 속에서 현상범을 잡아 그 상금으로 생활을 이어나가는 주인공 집단 4명의 이야기를 26편의 시리즈 동안 옴니버스의 형식으로 전달합니다. 그 주인공 중의 하나인 '스파이크 스피겔'은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동료 '제트 블랙'과 함께 우주를 돌며 현상범을 잡으며 생활하는 낭만주의적 인물입니다. 갑자기 이 캐릭터를 들먹이는 이유는 이 캐릭터야 말로 판단력으로 판단해나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캐릭터이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영상 후반부에는 초연함을 바탕으로 바로 그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하는' 주인공 스파이크 스피겔의 모습을 잘 볼 수가 있습니다.


[카우보이비밥] 에피소드 19 - Wild Horses, 후반부 우주 전투신에서 주인공 스파이크는 초연함이란 무엇인지를 시청자에게 제대로 보여준다. (13분 ~ 종료까지 )

주인공 스파이크는 전체 시리즈 내에서 '난 이미 한 번 죽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조직생활을 청산하면서 사랑하던 여인과 이별하게 되고 숱한 죽음의 위기를 헤쳐 나온 것은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스파이크에게 현재의 인생이란 이미 죽었어야 했을 운명에서의 보너스와 같은 게임이기 때문에 위기의 상황에서도 죽음이란 것에 굉장히 초연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초연함과 냉철함을 밑바탕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위 에피소드의 전투신에서는 그렇게 공포에 휩싸이지 않고 최대한 현 상황을 논리적으로 헤쳐나간 끝에 오랜 인연인 '두한'으로부터 구조되 상황을 맞게 됩니다. 구사일생의 운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면모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생을 대하는 스파이크의 초연함은 '뭐 그래바야 죽는 것뿐이지'라는 기저의 태도가 만들어냅니다. '뭐 죽기야 하겠어'라는 태도를 넘어 '그래 봤자 죽는 것뿐이겠지'라는 초절정의 초연함은 어떤 미션을 해결함에 있어 최후의 순간까지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정신 상태를 제공합니다. 감정에 휩싸이기는커녕 그는 오히려 휘파람을 불며 위기 상황을 즐기는 모습까지도 보여줍니다. 렇게 위기를 최후의 순간까지 밀어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두한'으로부터 구조되는 운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지를 상정하는 것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해당 전투신에서는 적의 공격으로 스파이크의 기체인 '소드피쉬'의 날개가 훼손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만약 스파이크가 그런 얕은 상황을 최악의 순간으로 상정해 두었다면 그 이후의 상황에서 스파이크는 판단력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파이크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이란 '죽음의 순간'이고 심지어 그 '죽음의 순간'조차 그에게는 별로 두렵지 않은 순간이기 때문에 어떤 위기에서도 현 상황을 초연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죽음과 다름없는 숱한 상황을 이미 경험해 보았던 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3. 세상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그래 봐야 지구가 멸망할 일은 없다.


5년 전 방영되며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바둑의 세계에서 낙방해 직장이라는 또 다른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장그래'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두고 있습니다. 고졸 계약직이라는 신분과 낙하산이라는 배경을 등에 업은 불리함 속에서 완생을 향해 걸어 나가는 주인공 장그래와 그를 지지하는 동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장그래는 프로바둑기사를 목표로 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바둑에 비유해가며 자신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와 처신을 찾아나갑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 조치훈 9단의 명언을 인용해 직장생활을 비유했던 대목입니다.


그래 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
바둑 한 판 이기고 지는 거 그래 봐야 세상에 아무 영향 없는 바둑


조치훈 9단의 이 명언은 앞서 계속 말한 초연함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 한 판 이기고 지는 것이 세상과 나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면 세상 그 어느 '경기'보다 논리적 판단이 중요한 바둑이라는 게임에서 대국을 판단력으로 헤쳐나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 봤자 바둑 세상에 아무 의미 없다는 태도를 받아들이고 나서야 대국을 논리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최고의 초연함의 경지에 오른 바둑의 대가들은 여러모로 세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세상이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는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뭐 그래 봐야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필자가 주변인들에게 종종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문장입니다. 우스갯소리지만 서도 사실 필자의 뼈 있는 진심이 꽤나 담겨있는 문장입니다. 엉뚱한 사고방식이지만 우스갯소리로라도 저런 생각을 해보면 녹록지 않은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조금은 도움이 됩니다. 이 한 건의 일이라 해봐야 세상에 별 영향 없다는 생각을 해보면 한 건 한 건의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는 태도를 조금은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비영리법인에 종사하는 필자는 32의 나이로는 넉넉지 않은 급여로 인해 종종 우울함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필자가 비영리법인에 종사해서만은 아니고 인생을 방황하느라 늦은 나이에 사회인이 된 탓이 더 큰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우울감에 빠졌을 때 종종 '내가 10억의 빚을 지면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해보고는 합니다. 워낙에 어마어마한 금액이라 그런 상황이 닥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감도 오지 않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현재의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나쁜 감정을 탈피해야만 현재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더 똑바로 바라볼 수가 있게 됩니다.


조치훈 9단의 말마따나 내가 어떠 중한 일을 하고 있던지 세상은 나에게 별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따져보면 무슨 일을 하던지 초연하게 그 일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을 넘어서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스파이크처럼 죽음에까지 초연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녹록지 않은 일을 만날 때는 그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그래,그래 봐야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야만 최후의 순간까지 판단력으로 판단하는 내면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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