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과 닮아있다. 어떻게 시작할지, 어떤 결말을 예상하고 써내려가기 시작한다는 점. 그리고, 각 씬이 각각 다른씬의 원인이나 결과가 된다는 점. 어떤 하나의 기능을 하는 코드가 다른 코드의 출력값을 받아 제기능을 하듯. 씬 하나를 그려나가는 것은 전씬의 결과물을 받아 다음씬의 원인을 제공한다. 주로 수직적이고, 때론 병렬적이다.
똑같은 결과값을 출력하더라도 쓸떼없이 긴 코드가 있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코드가 있다. 똑같이 기능해도 전자는 오랜시간을 잡아먹고, 후자는 빠른시간에 작업을 끝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개발자가 얼마나 많이 프로그램언어를 알고있는지, 얼마나 많은 문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지 일 것이다.
시나리오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똑같은 장면을 그려내도 좀 더 함축적으로 장황하지 않게 의미를 전달하난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장면은 과연 전체의 이야기에서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케릭터를 만들어내고 어떤 구체적 상황을 보여줄지. 집어 넣거나 때론 삭제해가며 다음신과의 연결고리가 될 해당의 씬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그려내는 일인 것 같다. 많은 표현을 아는 것이 더 경제적으로 장면을 표현해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일이 있겠지만, 그 본질은 아마도 비슷할 것 같다. 시작점이 존재하고 그것을 이루는 환경이 있고 필요한 결과를 예상한다. 그 다음은 그 중간과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밀도있게 채워넣는가 일 것이다.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반드시 존재해야하는 과정을 분별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완성품의 의미를 드높이는 것. 그것이 세상만사의 본질이 아닐까. 다만 각각의 세상이 어떤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리고 해당 언어의 세계에서의 문법은 무엇이며 논리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만이 다를 뿐이라 생각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