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by 글객

사랑은 사랑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이 다른 감정으로 대체되기 시작하면 그 감정이 결여되 때 사랑에 의문이 든다. 설레는 것이 사랑이라면 설렘이 다 됐을 때 사랑에 의구심이 들고, 행복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힘겹고 갈등할 때 사랑에 의심이 든다. 때문에 사랑은 다른 어떤 무엇으로 형언되거나 대체되서는 안된다. 사랑하는 동안 그저 사랑할 뿐이다. 사랑은 온갖 기쁨과 슬픔과 괴로움과 평온함의 감정들이 뒤섞인 총체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무엇 때문에 사랑하고, 무엇 때문에 사랑하면 그 무엇이 소실되었을 때 사랑의 이유를 잃는다.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자주 말하나 드문드문 말하나 그 가치가 똑같다. 자주한다고 소모되지 않고 오랜동안 하지 않는다고해서 녹슬지 않는다. 자주하면 자주하는 가치가 있고, 가끔하면 가끔하는 가치가 있다. 행복할 때 사랑한다는 말은 충만한 감정을 주고, 힘겨울 때 사랑한다는 말은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다. 사랑이라는 말 자체가 사랑의 규정이다.


오랫동안 영원히 유지되는 감정은 없다. 감정은 자체로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매순간 기쁠 수도 업쇼고, 매순간 괴롭기만 할 일도 별로 없다. 때문에 사랑은 감정이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체되는 개념이어서는 안된다. 온갖감정의 종합이기에 무엇이 결여되어 있다고 의심할 필요도 없고 무엇을 더 채워넣으려 할 필요도 없다. 단지 그 많은 감정들을 사랑이라는 말로써 지켜낼 뿐이다.


사랑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보이는 것은 결여뿐이다. 가진 것은 보이지 않고, 없는 것만 눈에 띈다. 지금 내 옆에 존재하는 그대는 사랑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사랑이 아니라면 나타날리 만무하다. 그러니 그저 사랑할 뿐이다. 무엇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나리오와 프로그래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