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있어서 한 사람이란 하나의 필터와 같다. 같은 일이 주어져도 어떤 사람이 그것을 소화하는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이뉴는 모두가 자기 안에 조금씩 다른 필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필터란 그 사람 고유의 가치관이다. 그래서 일이 사람을 통과하면 그 일에 그 사람의 가치관이 묻는다. 그 과정을 통해 어떤 색깔을 띠거나 어떤 향이 가미된다. 그 색과 향이 매력적이게 느껴지면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일이 부여된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 일의 분배에 오판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나쁜 상황은 투입된 일이 그대로 배출되는 것이다. 사람을 통과한 일에서 어떠한 가공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간이라는 자원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꼴이다. 세상은 언제나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제자리걸음의 상황은 뒤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 사람에게 일이 통과되면 항상 이런 향기의 결과물이 나온다. 그것이 그 사람의 브랜드란 생각을 한다. 그 결과물이 고유하고 희소할수록 그 브랜드도 독보적인 지위를 얻을 것이다. 내 안에 존재하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단 하나의 필터. 그것을 갈고닦아 반짝이게 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미션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회는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 기회가 나를 찾아올 때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은 언제라도 그 필터가 작동될 수 있도록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지 않을까.
기계는 방치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어딘가가 고장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지보수를 하는 것과 별개로 계속해서 기계를 운용해야 언제라도 작동시킬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내 안에 존재하는 고유한 필터도 계속해서 먹이를 주지 않으면 그 기능이 소멸해갈 지도 모른다. 결정적 기회가 찾아오는 순간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에 결정적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 내 안의 필터를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