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낯에 침 뱉지 못한다. 말 한마디면 천냥 빚을 갚는다는 것처럼 웃는다는 것은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요, 부족하니 외람되지 않는다면 그 부족함을 헤아려달라는 모종의 표현이다. 경직된 분위기에 윤활유를 칠하며 논리의 영역을 감성의 영역으로 전환한다. 방어막을 해체하여 내가 당신의 적이 아님을 전하는 것이고 그래서 같은 편이 돼보자는 회유의 시도다. 결과적으로 그 낯에 침을 뱉지 못하게 되니 오히려 방어막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 방어막을 해제하는 것이 방어막이 되어주는 것이다. 웃는다는 것은 별 것 아니지만 생각보다 중요하다.
어려운 상황이 찾아왔을 때 웃어넘길 줄 알고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삶의 목적은 결국 다 함께 행복하자는데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모진 순간이 찾아와도 웃을 수 있는 내 안의 감성을 간직하고 말 그대로 웃어버리는 능력을 잃지 않아야 인생의 순간순간의 마침표들이 밝은 기운으로 기록될 수 있다. 빛이 사라지면 자연히 어둠이 그 자리를 대신하듯이 애써 웃음 짓지 않으면 가득히 존재하는 세상의 우울함들이 그 빈틈을 파고들어 우리 삶을 어둑 지게 만든다. 그래서 모닥불에 장작을 집어넣듯이 웃음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다 꺼져버린 장작이 재만 남듯이 내가 언제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이 웃음을 잃는다는 건 이 세상이 한 층 더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웃어라 너의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라. 울어라 너 혼자 울게 되리라'라는 유명한 노래 가사처럼 웃어야 세상이 모두 웃고 그 웃음이 다시 나를 찾아와 나를 웃게 한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계속해서 주변으로 옮겨 붙는 것처럼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